14일 인천시 동구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코로나19 극복 희망의 화분 나눔 행사’가 열려 시민들이 화분을 받기 위해 줄 지어 서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도시공사가 인천지역 코로나19 집단감염 재확산 위기에도 대규모 행사를 강행해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큰 시기에 다수의 시민이 모이는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지역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천도시공사는 14일 인천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지역본부 등과 함께 동인천역 북광장과 영종도 일대에서 ‘희망의 꽃 나눔’ 행사를 열었다.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화훼농가를 지원하고, 생활 속 거리 두기에 장기간 동참하고 있는 시민들을 위해 3개 기관이 지역을 나눠 진행했다.

인천도시공사 직원 및 자원봉사자들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동인천역 북광장을 오가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다육식물인 ‘칼랑코에’ 소형 화분 2천500분을 전달했다. 인천도시공사 측은 행사에 앞서 전원 방역마스크 착용과 함께 행사 진행원 배치, 코로나19 안전거리 확보를 위한 대기줄 표시 등을 시행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이태원 클럽발 확진으로 인천지역이 술렁이는 상황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를 좋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봤다.

주민들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신도 363명이 검사를 받으며 폐쇄조치된 교회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행사를 진행한 것은 잘못된 처사라고 주장했다. 행사 장소인 동인천역 북광장으로부터 해당 교회까지의 거리는 500m에 불과했다.

동구 주민 A(61)씨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이 근방 교회에 다녀가 동네가 한바탕 난리 났는데, 사람들을 이렇게 많이 불러놓고 무슨 짓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좋은 취지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알겠지만, 주변 지역주민들도 생각해야 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중구 거주자 B(57)씨는 "화분을 받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 중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며 "행사를 진행할 거면 철저하게 방역지침을 준수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공공기관으로서 어려운 화훼농가를 돕고 지역사회를 응원하기 위해 계획한 행사"라며 "철저한 방역기준을 가지고 행사를 진행했는데, 그러한 의견으로 순수한 행사 취지가 퇴색될까 봐 걱정이다"라고 해명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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