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시대, 삶의 변화 그리고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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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시대, 삶의 변화 그리고 교육
이영선 인하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 기호일보
  • 승인 2020.05.18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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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선 인하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이영선 인하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어제와 다른 오늘. 일상의 소중함. 우리가 요즘 경험하는 새로운 시간을 잘 표현한 말이다. 건물에 들어갈 때 발열체크를 하고, 어디서든 마스크를 착용하며 무관중 스포츠 경기나 공연을 진행하는 변화, 감염병에 대한 방역 강화로 다소 전체주의적인 휴대전화 정보나 다른 개인적 정보에 대한 정부의 모니터링까지 코로나19는 우리의 삶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질병관리본부 부본부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세상은 이제 다시 오지 않는다. 이제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우리가 겪는 이러한 변화들은 잠깐 지나갈 일이 아닌, 코로나19 사태 종식 이후에도 우리 삶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표준, ‘뉴노멀(New normal)’이 될 것이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며, 학교와 직장에서는 사람 간의 컨택을 최소화하는 일종의 ‘디지털 언택트 시스템’으로의 전환인 ‘디지털 트랜스폼’과 이에 대한 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 도시 자체가 록다운되는 경우가 발생했고, 많은 기업들도 재택근무를, 학교는 온라인 강의 등으로 전환됐다. 실제로 화상회의 시스템인 MS의 ‘팀즈’는 코로나 브레이크아웃 직후인 3월 한 달간 사용량이 1천% 이상 증가했고, 많은 대학이나 교육기관이 선택한 줌(ZOOM)의 경우, 이용자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과 학교 차원에서의 비대면 업무와 협업과 디지털 인프라를 시험하는 기회가 됐고, 뉴노멀 시대에서의 역량을 확인하게 됐다. 

임시방편으로 시작했던 언택트 시스템 사용이 길어지며, 우리가 기본으로 생각했던 물리적인 출석이나 출근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생겼고, 이 과정에서 경험하는 소통의 한계나 디지털 인프라 제한 등의 문제를 기관·사회·국가 차원에서 보완해가며 장기적인 변화로 접어들고 있다. 모든 교육기관이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온라인 개학을 실시했다. 가장 처음으로 온라인 학기를 시작했던 대학은 초·중·고교와 달리 그동안 온라인 강좌의 운영 경험이나 우수한 학습관리시스템, 그리고 실시간 회의 등이 가능한 체제를 갖고 어느 정도 기간은 온라인 수업으로 학기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디지털 인프라 문제, 사용자의 경험 부족, 지원 인력의 역량 제한 등으로 많은 대학들은 처참하게 첫 주를 보내고, 인프라와 인력 지원을 늘리고 사용자 교육과 지원서비스 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다. 그러는 중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대학수업에서 예상 밖의 성과들이 나타나기도 했다. 강의실에서 침묵하던 학생들이 텍스트로 의견을 내거나 질문하기 시작했고, 온라인에서의 다양한 모드로 소통하는 것이 익숙한 이 세대에게 효율적이고 편한 참여 방식이 발견되기도 했다. 교실에서 교수와 학습자의 물리적인 접촉과 상호작용 기회가 있다면 충분한 줄 알았던 교실의 대면 수업이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며 교수들은 디지털 인프라의 견고성에 대한 불확신 탓에 학습자들과 연결될 수 있는 다양한 채널들을 이중, 삼중으로 마련하며 한 명의 학생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비대면 강의에서 더욱 견고해지는 연결성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예상치 못한 변화나 위기는 이를 견뎌낼 기초체력이 약한 집단에게 더 큰 위험으로 작용한다. 온라인 수업은 생각도 못했던 테크놀로지와는 거리가 먼 교수들이 교실에서의 강의를 그대로 옮기는 방식의 온라인 수업을 시도하며 고군분투하는 것처럼 초·중·고교의 온라인 교육에서도 정해진 수업시간에 맞춰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학습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아이들, 홈스쿨링을 모니터해주고 도와줄 수 있는 어른이 집에 없는 아이들, 온라인학습을 위한 기기나 네트워크 등 기본적인 환경이 준비되지 않은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더욱더 뒤처질 수밖에 없다. 

교육부에 따르면 8만5천 명의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위한 태블릿이나 랩탑이 필요하지만, 정부에서는 3만8천 대의 기기만 제공했다. 이미 뒤처질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 시작 전부터 존재함은 부인할 수가 없다. 또 아직 통계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학습인정 기준으로 정한 온라인 출석 및 학습참여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장기 결석 중인 학생 수는 얼마나 될 것이고, 이들은 누구의 책임인가? 코로나19 사태 속에 어쩔 수 없이 드러난 우리 교육의 민낯은 교육적 불평등 해소를 위한 사회 전체의 공동의 주의(joint attention)를 모을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 변화 속에서도 모두가 어느 정도는 버틸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 산재된 사회적 과제 중에 뉴노멀 시대 교육의 방향 중 하나로 설정해도 되지 않을까? 우리가 미래에 지금을 떠올렸을 때, 어렵고 끔찍했던 기억만이 다가 아니길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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