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지역이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재유행 조짐 속에 노숙인들이 코로나19 집단감염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일정한 거처가 없는 노숙인은 증상이 나타나도 자가격리도 어렵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방역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방역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인천시가 파악하고 있는 지역 내 노숙인은 약 130명으로 알려져 있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는 1천만 원 규모의 노숙인 지원 관련 추경예산을 반영하고, 주 2∼6회가량 지역 내 노숙인 밀집지역인 부평역·주안역·동인천역 등지에서 방역마스크 지원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특성상 일반인보다 위생상태도 좋지 않아 감염 가능성이 훨씬 높은 데도 불구하고 개인 인권문제로 마스크 착용조차 강제하지 못해 강도 높은 방역대책이 요구된다. 노숙인은 말 그대로 일정한 숙소가 없어 거리에서 잠을 자는 사람이다. 이들 중 거의 대부분은 방역마스크는커녕 위생 상태도 취약해 집단 감염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이들은  주위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줄 뿐 아니라, 노숙 생활에 따른 저급한 식사와 영양부족으로 건강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노숙인들이 많이 모이는 동구 동인천역 북광장 곳곳에는 삼삼오오 무리를 지은 노숙인들이 종이상자와 신문지를 깔고 누워 잠을 자거나 쓰레기와 술병, 먹다 남은 음식이 나뒹구는 길바닥에 둘러앉아 노름판을 벌이는 등 도시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다. 최근 들어 동구와 미추홀구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되고 있어 어느 지역보다도 방역 지침과 거리두기 수칙이 가장 필요한 지역임에도 노숙인들은 감염에 노출된 채 방치돼 있는 것이다.  

물론 지자체에서는 지역에 임시 보호시설을 만들어 입을 옷과 샤워시설, 잠잘 곳 등을 제공하고 자활 프로그램을 권고하고 있지만 대부분 노숙인들이 장기간 노숙생활에 익숙한 데다, 공중도덕이나 법 준수 의식이 낮아 참여를 이끌어 내기도 쉽지 않다. 사회 구조적 요인과 개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노숙인은 노숙이 장기화될수록 더 많은 문제점을 발생시킨다. 인천시는 코로나19 집단 감염 확산 저지를 위해 노숙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 안전망 구축을 서둘러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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