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커 퀸즈
95분 / 드라마 / 12세 관람가

프랑스의 ‘클루리에’라는 도시를 연고지로 하는 전통의 축구클럽 ‘SPAC’. 작은 마을의 축구팀인 만큼 후보 선수도 없이 11명의 선수만으로 경기를 치러 왔다.

지역 리그 마지막 4경기를 앞둔 어느 날, SPAC팀은 경기 도중 상대팀과 난투극을 벌이게 된다.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시비가 붙고, 급기야는 심판과 상대팀 선수들에게 폭행을 가한 것이다. 

SPAC팀은 남은 4경기에서 한 번만 비겨서 승점 1만 보태면 강등 없이 팀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SPAC팀의 모든 선수들은 지역 축구협회로부터 난투극에 대한 징계로 해당 시즌 출전 금지 처분을 받게 된다.

클루리에의 구성원들은 서로 가까운 친구이자 SPAC팀의 회원이었다. 구단주와 선수들, 그들의 아내, 선수들의 자녀, 클럽 회원들 모두 SPAC팀으로 뭉친 하나의 팀과 같았다. 그만큼 이들의 출전 금지 명령은 모두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이에 어릴 적부터 축구를 사랑한 팀의 코치 ‘마르코(카드 므라드 분)’의 딸은 자신의 아버지에게 여성들로 구성된 팀을 짜 보는 게 어떤지 할아버지를 통해 떠보게 된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학교나 열심히 다니라는 핀잔뿐이었다. 

하지만 좌절되는 줄만 알았던 딸의 소망은 SPAC팀의 앞날을 논의하는 마을 회의에서 갑작스럽게 이뤄지게 된다. 축구팀의 앞날을 걱정하는 주민들의 원성에 마르코는 여성팀을 구성해 남은 3경기를 뛰는 대안을 제시했다. 

구단주와 일부 선수들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대하고 나선다. 반면 여성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그들은 SPAC팀을 사랑하는 마음은 남자나 여자나 똑같고, 여성도 축구를 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마르코는 여성들과 합심해 자신의 딸부터 구단주의 아내, 기존 선수들의 아내, 외부에서 영입한 선수까지 더해 남은 시즌을 이끈다.

영화 속 축구클럽의 남성들은 동네에서 평범한 직업을 가지고 생활하면서 한편으로는 축구선수로서 축구클럽에 모여 공을 차고 리그 경기에 출전하면서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영화 ‘싸커 퀸즈’는 유럽인들 특유의 축구에 대한 애착을 보여 주는 동시에 축구의 본고장이라는 유럽에서조차 축구는 물론 일상생활에서 여성들에 대한 편견과 남녀 불평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을 해소해 나가는 과정을 유쾌하면서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 내고 있다. 

프랑스 영화 특유의 ‘허무 개그’ 같은 내러티브가 스포츠영화에 다소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관객이 ‘호불호’ 없이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을 만한 휴먼 스포츠 코미디 영화다. 영화 ‘싸커 퀸즈’는 27일 개봉한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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