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표심의 향배에 이목이 쏠렸던 용인정 선거구에서는 결국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10호’인 이탄희 전 판사가 표 의원의 바통을 이어받아 연착륙했다.

용인지역에서 가장 많은 6명의 후보가 각축전을 벌인 가운데 이 당선인은 53.46%(7만9천794표)의 득표율로 43.79%(6만5천358표)를 획득한 미래통합당 김범수 후보를 2위로 밀어냈다.

"용인에 일하러 왔습니다"라고 외치는 이 당선인에게 무슨 일을, 어떻게 할지 등을 다소 공격적인 질문을 통해 확인했다.

다음은 이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선거운동기간 일부 여론조사에서 박빙 승부가 예측됐다. 당선인도 유명 팟캐스트 등에 출연해 이 부분을 강조하며 지지표의 결집을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9.67%(1만4천436표) 차이로 여유 있게 승리했다. ‘엄살전략’은 아니었나. 

▶선거운동기간 한때 지지율이 좋지 않게 나왔던 것은 사실이다. 선거 초반에는 코로나19가 심각했던 상황이라 대면 접촉을 최소화했다. 정치신인으로서는 인지도를 높이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엄살전략이라기보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한 것이다.  

다행히 선거 후반 코로나19 상황이 조금씩 풀려 적극적으로 유세운동을 펼칠 수 있었다. 덕분에 많은 시민들에게 국회의원이 되면 어떤 일을 할지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던 것 같다. 유권자들께서 그런 진정성을 신뢰로 답해 주신 것이라 생각한다. 

-유권자들은 "5월 30일 이후 국회의원 신분으로 바꿔 달라"는 당선인의 호소에 화답했다. 의정활동의 방향은.

▶가장 중요한 것은 국회의원 본분에 충실한 모습을 끝까지 보여 드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국민들께서 지지해 주신 사법 개혁이라는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의정활동을 해 나갈 것이다. 쉽지 않은 과제다. 어려운 과제이니 만큼 긴 호흡으로 임하려고 한다. ‘이탄희 3법’이나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공약도 세심하게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하겠다. 지켜봐 달라.

-당선인은 ‘사법 개혁의 아이콘’이다. 최근 ‘한만호 씨 옥중 비망록’이 공개되면서 이른바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법 개혁의 연장선상에서 이 사안을 어떻게 보나.

▶한만호 씨의 옥중 비망록 내용을 보고 많은 국민들께서 충격을 받으신 것 같다. 판결이 확정된 사건이긴 하지만 수사 과정에 대한 충분한 진상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사건은 재판 당시 일선 판사들 사이에서도 항소심 판결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1심에서 증언을 직접 듣고 무죄를 선고한 경우에 항소심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빙성 판단을 바꾸지 말라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였고 공판중심주의 원칙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항소심에서 그 원칙을 깨고 증언도 들어보지 않고 유죄로 결론을 바꿨다.

-‘제1호 공약’(대표 공약)과 공약 이행 방안을 밝혀 달라. 

▶동백역에서 GTX용인역, 신분당선까지 연계하는 철도망 등 교통공약을 내놓았다. 용인플랫폼시티 GTX용인역과 연계되는 교통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용인경전철과 신분당선, 분당선, GTX를 연결해 용인을 사통팔달 교통의 요충지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경기도는 물론 중앙부처와 잘 협의해 관련 계획을 반영시키고 적기에 국비를 확보하겠다. 이미 이재명 경기지사, 백군기 용인시장을 만나 추진 현황을 확인하고 협력을 요청했다.

-이례적으로 지역사무소에 보좌관 세 명을 두기로 했다고 들었다. 지역 현안이나 민원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들의 구체적인 역할은.

▶보통의 지역사무소 인선과는 조금 다를 수 있다. 용인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고 싶다. 선거기간 참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다. 정성을 다하겠다. 복수의 특별보좌관 제도를 도입한 것은 그런 의지의 반영이다. 지역 일을 함께 할 보좌진을 구성하는 데 많은 고민을 하고 또 공을 들였다.

지역사무소에는 3명의 특별보좌관을 두고 각자의 장점을 살려 역할을 분담하도록 했다. 지역 공약과 정책을 전담할 정책특보, 주민들과의 소통과 민원 해결 등을 맡는 정무특보, 그리고 대내외적인 사무소 업무를 담당할 대외협력특보를 뒀다.

주민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지역위원회 사무소도 카페로 꾸몄다. 동네 사랑방이라 여기시고 자주 놀러오시라. 용인에 많은 계획들이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켜봐 달라. 

-막스 베버는 "정치란 열정과 균형적 판단, 둘 다를 가지고 단단한 널빤지를 강하게 그리고 서서히 구멍 뚫는 작업"이라고 정의했다. ‘정치적 근육’이 부족한 정치신인 입장에서는 ‘강하게 그리고 서서히’는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피트니스클럽(?)에 다닐 계획은 있나.

▶정치에 왕도가 있나. 초심을 거울을 닦듯 가다듬고, 매일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한 발씩 내딛다 보면 어느새 근육이 붙는 거 아닌가. 짧은 시간에 큰 정치근육을 키우기 위해 ‘닭가슴살’만 먹는 일은 하지 않겠다. 정치근육은 절대적인 축적의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서두르기보다는 용인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건강한 정치인으로 성장하고 싶다. 

-몸담고 싶은 상임위원회(1·2지망)와 이유는.

▶전반기는 법사위에서, 후반기는 국토위에서 활동하고 싶다. 사법 개혁은 국민의 한결같은 요구다. 사법농단 사건을 세상에 알리게 된 ‘계기’를 만든 주인공이다. 또 정말 어렵게 입당을 결정했다. 책임지고 사법 개혁을 완수하겠다. ‘이탄희 3법’도 약속 드렸다. 양형개혁법, 장발장방지법, 전관예우방지법이 그것이다.

용인에서 만나는 분들마다 교통지옥을 해결해 달라고 절박하게 호소했다. 이 교통지옥에서 용인시민들을 해방시켜 드리고 싶다. 그래서 국토위를 가려고 한다.  

용인=우승오 기자 bison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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