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 얘기 듣다 데이트폭력 대응법 없다는 걸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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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 얘기 듣다 데이트폭력 대응법 없다는 걸 실감
영국·미국 사례로 본 국내 현실
  • 전승표 기자
  • 승인 2020.06.03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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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폭력. /사진 = 연합뉴스
데이트폭력. /사진 =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군포시에서 20대 남성이 여자친구 A씨의 집을 찾아가 A씨를 살해하고, A씨의 아버지에게도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받자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8월 용인시에서도 30대 남성이 다른 여자를 만난다는 이유 등으로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살해했다. 여성의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동선을 감시하던 중 미리 준비한 흉기로 수차례 흉기로 찌른 것으로 조사됐고, 2일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다.

이처럼 경기도내에서 데이트폭력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면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2018년 5월 발표한 ‘경기도 데이트폭력 실태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2017년 도내 데이트폭력 신고 건수는 4천747건으로 전국 데이트폭력 신고 건수 1만4천136건의 33.6%를 차지한다. 이 중 91명은 구속 처리됐다. 2017년 도내 총 피의자는 2천657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데이트폭력 검거 인원이 많은 지자체가 되기도 했다.

문제는 한국의 경우 외국과 달리 데이트폭력에 적용할 수 있는 별도의 법령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여성폭력방지법’을 제정해 데이트폭력을 포함한 가정폭력, 성폭력, 스토킹 등 행위에 해당 법을 적용하면서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물론 성소수자나 남성 피해자도 구분없이 지원을 받는다. 영국은 법률혼이나 사실혼 관계가 아닌 연인 사이에서의 폭력도 가정폭력으로 적용시키고 있다. ‘가정폭력전과공개제도’를 실시해 연인의 전과 기록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으며, ‘가정폭력보호통지 및 보호명령제도’를 통해 가정폭력 발생 시 경찰이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 등의 조치를 즉각 이행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별도 법령이 마련되지 않아 ▶형법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경범죄처벌법 등을 적용할 수밖에 없어 데이트폭력이 지닌 특수성이 고려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데이트폭력 피해자의 정신적 트라우마나 법률 지원을 위해선 관련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도가족여성연구원 정혜원 연구위원은 "가해자의 처벌도 중요하지만 우선적으로 피해자의 치료비나 법률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데이트폭력과 관련된 법적 규정이 필요하다"며 "현재는 이와 관련된 적극적인 대책이 들어 있는 법이나 조례가 없지만, 21대 국회에서 마땅한 방안이 마련돼 데이트폭력을 예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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