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승 사단법인 21세기안보전략연구원 원장
강석승 사단법인 21세기안보전략연구원 원장

최근 국내외 언론에서는 자국 국민들의 자유를 억압한 채 절대왕정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지구상 거의 유일(唯一)한 독재자라 할 수 있는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 개인의 ‘건강이상설’, ‘가짜설’과 관련한 보도가 우후죽순(雨後竹筍) 격으로 남발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제는 북한의 정치, 군사, 경제, 사회를 아우르는 온갖 보도가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카더라’ 식의 "아니면 말고…"라는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다.

이런 북한과 관련한 보도를 이끌어가고 있는 주체는 이른바 ‘탈북인’(정확한 공식 용어로는 ‘북한이탈주민’)인데, 그 중에서도 한국사회에 입국해 나름대로 성공(?)한 유명인사들의 ‘유튜브’이다.

이들은 거의 매일 10분 내외 자신만의 입담(?)을 통해 지금 북한사회가 마치 하나의 커다란 망조(亡兆)가 든 것처럼, 아니면 동물원에 있는 호랑이나 사자 등 ‘금수(禽獸)의 제왕’(?)과 관련한 여러 가지 활동을 소재로 하여 자극적이고 흥미를 유발할 만한 소재로 삼고 있다.

이들은 예외 없이 방송 서두나 말미에 "보다 좋은 방송을 위해 구독을 해주거나 조회를 해 줄 것"을 강요(?)하는 부탁의 말씀을 첨언하면서, 마치도 자신만이 ‘최고급 정보’를 입수하는 능력과 수완을 가진 존재임을 과시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탈북인치고 "개인 유튜브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없다"라는 말이 성행할 정도로 각양각색의 타이틀을 가진 유튜브가 거의 매일 등장하고 있으니, 과연 어느 누가 어느 정도로 이런 유튜브에 관심을 갖고 시청하고 있는지 의심을 갖게 될 정도다.

상황은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종합편성 채널에서 매주 운영하고 있는 ‘프로’에서까지 시청률을 의식해 새로운 ‘회원’을 영입해 북한 관련 소식을 방영하고 있으니, 지금 우리 사회는 ‘북한’이 단연 국민들의 관심과 애청(愛聽)을 크게 끌어 올리는 소재라는 착시(錯視) 현상까지 일으키게 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지금 우리 사회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다른 어떤 때보다 침체되고 있으며, 일자리 창출과 청년실업 및 수출부진 등으로 영세 상공업자가 몰락의 길을 걷는, 일찍이 겪어본 적이 없는 ‘딜레마’에 봉착해 있는 비상시국이다.

바로 이런 상황에 북한과 관련 온갖 소식과 보도가 우리들의 먹고 사는 문제보다도 더 큰 우선순위(優先順位)를 둘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다.

또한 이런 소식과 보도가 "과연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을까" 하는 문제도 결코 간과(看過)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분단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산가족을 포함한 우리 국민들의 상당수는 ‘통일’에 대해 결코 적지 않은 관심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처럼 상당수 국민들은 ‘의식주(衣食住)에 더해 교육, 복지 등’ 현안 문제를 외면할 수 있을 만큼 여유롭거나 풍족하지 않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젖혀 놓고 북한과 관련한 방송이나 유튜브에 탐닉(耽溺)할 ‘한가로운’ 사람이 과연 어느 정도나 될 것인가?

필자도 최근 지인(知人)들로부터 간혹 "왜 유튜브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을 만큼 그 대열(隊列)에 합류할 것을 권유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이 한가롭게(?) 북한 소식이나 보도할 만한 시점도 아니고, 또 누구처럼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를 입수해 나름대로 이름(?)을 날릴 만큼 뛰어난 역량과 네트워크를 구축하지도 못했기 때문에 ‘강 건너 불을 보듯’ 하는 방관자로서만 남고 싶을 뿐이다.

결국 북한과 관련된 보도는 실상(實相)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가 너무나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그것도 그 대상이 세상에서 가장 정교하고도 세심한 감시통제장치를 가동하고 있는 북한이기에 과유불급(過猶不及) 차원에서 보다 신중하고 절제 있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더 요구된다고 하겠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