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건립이 추진된 ‘경기도교육청 안전교육관’이 오는 10월 드디어 문을 연다. 착공한 지 1년 10개월 만으로, 건물 내부 및 시설 공사를 모두 마치고 주변 진입도로 정비 등 막바지 개관 준비에 한창이다.

안전교육관은 세월호 사건에서 추진계획이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세월호에 탑승했다가 아깝게 목숨을 잃거나 실종된 희생자 304명 가운데 안산단원고등학교 2학년생 116명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사고 발생 이후 정부와 선원들이 보인 미숙한 대응 탓에 아직 꿈을 제대로 펼쳐 보지도 못한 청소년들이 배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생을 마감했다. 이러한 죽음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안전불감증에 대한 공분을 불러일으켰고, 다시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 만들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요구로 이어졌다.

정부와 경기도교육청 역시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학생 안전교육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편집자 주>

안전교육관 안전체험교실에 참여한 학생들이 지하철 위기상황에서 탈출 훈련을 하고 있다.
안전교육관 안전체험교실에 참여한 학생들이 지하철 위기상황에서 탈출 훈련을 하고 있다.

# 실습과 토론이 있는 안전교육

2014년 4월 전남 진도군 해상에서 발생한 ‘세월호 사건’ 이후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안전사고 시 자신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한 체험 중심의 체계적인 교육 필요성이 대두됐다.

특히 교육부는 2014년 12월 특별교부금 80억 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학생안전체험시설 확충 공모사업을 실시했다. 

세월호 참사로 단원고 학생을 잃은 아픔을 겪어 본 도교육청은 학생과 교직원은 물론 일반인을 대상으로 안전의식과 위기대응법을 키울 수 있는 안전교육관 건립을 위해 공모에 참여, 선정됐다. 양주시가 2017년 지금의 안전교육관이 들어선 부지를 무상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내줬고, 2019년 1월 안전교육관 건립을 위한 대망의 첫 삽을 떴다.

도교육청은 2020년 1월 ‘도교육청 행정기구 설치조례’를 개정해 안전교육관 설립을 위한 법적 토대를 마련했다. 현재 안전교육관은 9월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10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양주시 광적면 부흥로 618번길 323-16에 위치한 도교육청 안전교육관은 부지면적 1만6천574㎡, 건축총면적 7천616㎡에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됐다. 시설구축비로 총 261억 원(특별교부금 80억 원, 자체 181억 원)이 투입됐으며 체험시설은 6개 체험존에 총 29개 체험교실이 조성됐다.

안전교육관 내 체험장과 교육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바는 뚜렷하다. 체험시설을 통해 학생들이 자연재난 및 재해는 물론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흔히 마주할 수 있는 각종 안전사고를 미리 가상으로 겪어 보고 대처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더불어 실습·훈련 과정을 거친 후 분임별 안전체험교육을 주제로 상호 간 질의응답 등 토론시간을 거쳐 ‘안전’이란 의미와 가치를 새겨 보는 데 있다.

이를 통해 가정 및 사회생활 전반에 걸쳐 안전의식을 확산·작용시키는 원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게 안전교육관의 최종 목표다.

학생들이 가상 화재현장에서 소화기를 이용해 불을 끄는 체험을 하고 있다 .
학생들이 가상 화재현장에서 소화기를 이용해 불을 끄는 체험을 하고 있다 .

# 생애주기별·학교급별 안전체험교육 프로그램 운영

안전교육관의 안전체험교육 프로그램은 학교안전교육 7대 표준안을 반영해 ▶일상안전지역 ▶미래안전지역 ▶교통안전지역 ▶야외안전지역 ▶응급안전지역 ▶학생안전지역 등 전체 6개 체험존으로 구성돼 있다.

실생활 기반 체험 중심 안전교육을 위해 교통안전지역에서는 실물 자동차·버스·지하철 등을 활용한 위기상황에서의 탈출 체험을 할 수 있다.

다른 체험지역에서도 풍수해 체험, 지진 체험, 선박 체험, 소화기 체험, 화재 대피, 완강기 체험, 심폐소생술 등 평소 자주 접하기 힘든 다양한 체험과 교육을 진행한다.

미래안전지역과 4D종합영상관에서는 공간 이동형 가상현실(VR)과 4D종합영상 등 최신 기술과 안전교육 콘텐츠가 융합돼 있어 신나면서도 즐겁게 미래사회의 안전을 몸으로 겪고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을 꾸몄다.

학생안전지역에서는 학교에서 접하기 힘든 다양한 교구와 전문 강사진을 구축해 성교육, 성폭력예방교육, 학교폭력예방교육, 중독예방교육 분야 등 사회적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자칫 민감할 수 있는 사안을 학생들과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체험코너와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안전교육관 체험 프로그램은 평일에는 학교·단체를 중심으로 활동이 이뤄진다. 다만, 평일 오후 3시 이후와 주말·방학기간에는 체험 대상을 넓혀 학생 안전동아리, 자유학년제 활동, 학생 주도 안전프로젝트 지원, 가족·시민 참여 안전체험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운영한다.

안전교육관 홈페이지(http://goese.kr)에서 사전 예약 후 체험활동을 신청할 수 있다.

한 학생이 완강기 안전체험을 하고 있다.
한 학생이 완강기 안전체험을 하고 있다.

#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안전교육 플랫폼의 꿈

안전교육관은 지역 속에 자리매김하는 안전교육 플랫폼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 학교, 교육청을 비롯한 도내 지방자치단체, 소방재난본부,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안전교육관 정책자문단을 운영할 예정이다. ‘안전’이라는 공통 의제를 중심으로 지역주민, 유관기관, 학교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역이 함께 하는 안전교육 공동체를 만들어 생활 전반에 안전문화를 확산해 나갈 방침이다.

더불어 평소 체험 중심 안전교육, 체험시설과 운영에 대한 관심이나 궁금증이 있는 주민단체나 유관기관의 경우 사전 연락 후 도교육청 안전교육관을 방문하면 견학 프로그램에 따라 기관 소개, 설립 과정, 운영 방법, 체험시설 등을 안내받을 수 있다.

또 안전교육활동에 관심 있는 개인이나 단체의 경우 1365자원봉사포털(www.1365.go.kr)을 통해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으며, 동시에 도교육청 안전교육관 안전체험교육 프로그램과 시설을 경험해 보는 기회도 갖는다.

학생안전체험차량 ‘차차’ 안전체험교육은 안전교육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유아(6~7세)와 초등학교 저학년(1~2학년)을 대상으로 직접 학교로 찾아가 실시하는 현장 중심 교육 지원 사업이다. 약 25분 과정으로 ▶안전벨트 체험 ▶지하철 안전 체험 ▶지진 체험 ▶생활안전 체험 ▶화재 대피 체험 ▶횡단보도 안전 체험 순으로 진행된다. 1일 최대 150여 명까지 참여 가능하다.

올해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인해 9월부터 11월 말까지 약 50개 교 6천여 명을 대상으로 안전체험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도교육청 안전교육관 조성래 관장은 "안전교육관은 최첨단 시설을 갖춘 최신의 안전 아이템으로 도내 학생을 비롯해 학부모, 교직원, 일반 시민에게도 안전체험교육을 실시해 일상생활 깊이 안전한 생활이 습관화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도교육청 안전교육관 조성래 관장 인터뷰

도교육청 안전교육관 초대 관장인 조성래 관장은 10월 정식 개관을 앞두고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학생과 학부모, 지역주민 등 방문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도교육청 안전교육관 개관이 우리 사회가 한층 더 성숙된 안전의식과 예방, 대응력을 키울 수 있는 도약의 발판이 되기를 희망했다.

특히 조 관장은 "선조들의 안전의식과 지혜를 바탕으로 우리 주변에서 생길 수 있는 크고 작은 사고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평소 안전한 생활 습관을 익히고 위기 대응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다양한 사건·사고에 의연히 대처할 수 있도록 안전교육관은 체계적이고 다양한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며 "6개 체험존의 29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놀이와 교육 모두를 얻을 수 있도록 전 직원이 최선을 다해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조 관장은 "안전교육관은 몸으로 체득하고 가슴에 새기는 학생 중심의 안전교육을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위기상황 시 신속한 대응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교육 방향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이 체득한 안전의 가치가 가정과 학교생활에 확산돼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사진=<경기도교육청 안전교육관 제공>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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