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전병우, SK 이흥련./ 사진=연합뉴스
키움 전병우, SK 이흥련./ 사진=연합뉴스

앓던 이가 빠진 자리에 복덩이가 굴러왔다. 전병우(28·키움 히어로즈)가 그 주인공이다.

전병우는 지난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6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원맨쇼’를 펼쳤다. 선제 타점과 결승 홈런, 쐐기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4타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으로 5-3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던 전병우는 4월 6일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으로 이적했다. 3루수 주전으로 낙점한 김웅빈의 부상으로 내야 보강이 필요했던 키움과 외야 유망주가 부족했던 롯데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전병우는 9일까지 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7에 1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15로 기대치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8일 경기에서는 2회 말 1사 1·3루에서 삼성 이상규의 좌전 적시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해 병살타로 연결하며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시즌 초반만 해도 활약이 미미했던 전병우는 외국인 타자 테일러 모터의 방출 이후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키움 팬들은 진짜 용병은 모터가 아니라 전병우라고 말할 정도다. 전병우가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였던 제리 샌즈급 활약을 펼친 덕분에 키움은 모터 방출 이후 7승2패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역시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 유니폼을 입은 박준태는 8회초 ‘돌아온 끝판왕’ 삼성 오승환의 초구를 받아쳐 우월 2루타를 뽑아내고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올 시즌 트레이드 성공 사례로는 두산 베어스에서 SK 와이번스로 팀을 옮긴 포수 이흥련(31)을 빼놓을 수 없다.

SK는 주전 포수 이재원의 전력 이탈로 인해 팀의 근간부터 흔들리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백업으로 나선 이현석, 이홍구가 제 역할을 못 해 포수 갈증이 심했던 SK는 주전급 포수를 데려오기 위해 ‘마운드의 미래’ 이승진을 내주고 이흥련을 데려왔다.

이흥련은 이적 뒤 10경기에서 타율 0.303에 2홈런 7타점, OPS 0.848을 기록했다. 이 기간 SK는 6승3패로 살아났고, 안방이 든든해지자 팀 평균자책점은 기존 5점에서 3점대(3.94)로 확 낮아졌다. 한 명이 팀 전체를 바꾼 셈이다.

전병우는 올 시즌 롯데에 계속 남아 있었다면 내야 핵심 유망주인 한동희와 김민수에게 가려 1군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을 게 분명하다. 이흥련 역시 두산 박세혁의 그림자가 컸다. 두 선수에게 트레이드는 터닝 포인트가 됐다. 둘을 데려온 팀에도 효과 만점 트레이드였다.

지난해 말 이후 성사된 트레이드는 벌써 7건이다. 점차 성공 사례가 늘어나면서 트레이드 물밑 논의는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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