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의 중심축이 이동한다
다마키 도시아키 / 사람과나무사이 / 1만6천500원
 
"인류 역사의 경제적 패권은 과연 어디서 어디로 움직이는가?"

 700만 년의 인류사를 이해하는 키워드인 ‘글로벌리제이션(globalization)’에 주목하는 책이 나왔다.

 「세계사의 중심축이 이동한다」의 저자 다마키 도시아키 교토산업대학교 경제학부 경제학과 교수는 5천여 년 인류 역사의 상당 기간 동안 아시아가 유럽에 비해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었다고 설명한다.

 ‘세계 6대 문명’(저자는 이른바 ‘4대 문명론’에 반대하며 양쯔강 문명, 메소아메리카 문명을 더한 ‘6대 문명론’으로 정리) 중 경제적으로 가장 번영을 누린 문명은 중국의 황허 문명이었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진나라 시황제는 춘추전국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반량전(半兩錢)’이라는 화폐로 거대한 중국의 경제 통합을 이뤄냈다. 이는 유로화를 매개로 대륙의 경제통일을 달성한 유럽연합 모델보다 무려 2천 년 이상 앞선 위대한 도전이자 눈부신 성취였다. 

 이 책에서는 경제적 패권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넘어가게 된 것은 대항해 시대에 이르러서였다고 말한다. 포르투갈·에스파냐 등으로 대표되는 유럽이 뱃길을 통해 전 세계에 진출하며 부를 축적하는 동안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는 안주하고 있었다. 

 유럽은 구텐베르크 활자혁명, 종교개혁, 산업혁명 등을 거치며 세계 패권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그 패권은 제1·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손에 완전히 넘어가게 된다.

 저자는 15~16세기 대항해 시대 이후 500년 넘게 이어져 온 서방 세계의 패권은 21세기 내내 변함없이 지속될 것인지, 애초에 부와 권력을 장악하고 있던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아로 다시 넘어올 것인지를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설명한다. 

 풍부한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한 정교하고 치밀한 역사 해석과 해박한 통찰력으로 무장한 이 책을 읽다 보면 인류 5천 년 역사의 도도한 흐름과 판도가 장기판처럼 선명하게 눈에 들어올 것이다. 그리고 세상의 거대한 흐름에 관한 중요한 통찰을 얻게 될 것이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
오타 하지메 / 웅진지식하우스 / 1만5천 원
 
 ‘n번방’ 사건의 핵심 인물 조주빈. 불법을 저질러서라도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희대의 범죄자를 만들었다. 최근 사회를 시끄럽게 했던 한 사이비 교파도 매한가지다. 굶주렸던 인정 욕구와 자기효능감을 충족할 수 있게 만드는 구조가 수많은 젊은이들이 매여 있게 하는 것이다. 인정 욕구를 충족하고 싶다는 마음이 인간을 어디까지 움직일 수 있는지 보여 주는 사례다. 

 일본에서 발생했던 중학교 3학년이 저지른 ‘고베 연쇄 아동 살인사건(1997)’,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대낮에 흉기를 휘둘러 7명을 살해한 ‘묻지 마 살인 사건(2008)’에도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해 ‘인정 욕구’를 충족하려는 동기가 이면에 있었다. 

코로나 시국 가운데 일본 사회문제를 냉철하게 분석하고 비판적인 인터뷰도 서슴지 않는 오타 하지메 교수는 20년 이상 기업, 사회기관, 학교, 병원 등에서 실증 연구를 하며 인정 욕구가 사람을 성장시키고 일의 성과를 올리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밝혀 왔다. 동시에 인정 욕구의 문제도 발견하게 됐는데, 그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무의식적으로 생기는 인정 욕구에 대한 강박이었다.

신간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그 오랜 연구의 결과로, 일상적 순간부터 사회범죄에 이르기까지 과도한 인정 욕구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인정받고 싶은 마음의 빛과 그림자를 살펴본다. 

마인드 바이블:내가 몰랐던 내 감정의 비밀
이창우 / 서우북스 / 1만5천 원

우리 안에서 서러움, 미움, 부끄러움, 두려움, 노여움 등 나를 고통으로 몰아넣는 감정이 우리의 삶에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마인드 바이블:내가 몰랐던 내 감정의 비밀」의 저자 이창우 박사는 40여 년 동안 사람의 몸을 치유해 온 의학자의 눈으로 감정과 몸의 원리를 해석하고 조언한다. 우리의 이러한 감정들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해석한다. 또 우리가 어떤 감정을 마음에 품었을 때 일어나는 신체의 변화, 즉 ‘감정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의학적으로 풀어주고 있다. 저자는 감정이 ‘우리 안에 살고 있는 가족들’이라고 정의한다. 

 감정은 내 안의 감정 가족이 보내는 편지다. 이 감정이 전하는 소중한 메시지에 귀 기울여야 한다. 우리가 감정을 느끼는 것에는 분명히 어떤 이유가 있다. 우리 안에 일어나는 감정을 알아차렸을 때, 그것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판단하기 이전에 감정이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메시지를 파악해야 한다. 감정은 우리에게 어떤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메시지를 주는 편지인 것이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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