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추억극장 미림에서 ‘00예술포럼’이 열리고 있다.사진=유니콘랩 제공
지난 17일 미림극장에서 ‘00예술포럼’이 열리고 있다.사진=유니콘랩 제공

재난시대를 살아가는 인천 예술인들이 모였다. 거창한 이름 따위는 없다. ‘○○예술포럼’. 모임을 꾸려 나가는 정윤희 작가는 ‘땡땡 예술포럼’이라고 부른다.

첫 모임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끝난 지난 5월 6일 미림극장에서 열렸다. 코로나19 시대에 문화예술계 피해사례를 공유하고 긴급지원정책을 진단하는 자리였다. 무엇보다 창작 위기와 사회적 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인 인천지역 예술인들이 자발적으로 삼삼오오 모여 만든 토론회였다.

정 작가는 "문화정책 현장연구그룹인 ‘유니콘 랩(Uni_coLN. Lab)’이 기획한 토론회였다"며 "코로나19로 수많은 지원대책이 쏟아졌지만 정작 예술인들의 특수한 조건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예술인임을 증명하는 동시에 가난함도 증명해야 하는 이중 구조가 이들을 더욱 힘들게 했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활동 증명이나 프리랜서 계약서가 없는 경우, 국가 지원을 받지 않거나 일시적으로 활동을 중단한 예술인들은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

예술인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음악·시각·미술·영화·연극 등 각계 분야의 지역 예술인들이 속 시원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다. 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 직원들도 진솔한 현장 얘기를 들을 수 있어 큰 관심을 보였다. 곳곳에서 모임이 계속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렇게 ‘○○예술포럼’은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연속 포럼이 됐고, 지난 17일 오후 7시 미림극장에서 두 번째 포럼이 진행됐다. 이날은 ▶독립기획자의 활동과 성과는 누구에게 ▶지역예술영화 전용극장 자생력 ▶뮤지션에게 창작 지원은 ▶인천아트플랫폼 인천문화재단 직영화에 반대하는 이유 등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이민우 인천음악콘텐츠협회장(김창완밴드 드러머)은 "솔직히 지원받는다는 개념이 뭔지 모를 정도로 대중음악가가 받는 지원은 없다"며 "가능하다면 대중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지원 창구가 열리길, 특히 마케팅 관련 지원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석근 작가는 "행정에서는 거버넌스란 말이 유행어"라며 "예술인들에게도 거버넌스에 참여해 대화하자고 하지만 결국 책임과 권한은 주지 않는 협치가 아닌 ‘얍(얍삽한)치’를 할 때가 많아 아쉽다"고 꼬집었다.

방송인 장용 씨는 "문화재단에서 공모사업을 많이 하는데 솔직히 어떻게 서류를 만들어야 하고 준비를 해야 하는지 모르는 예술인들이 많다"며 "동 행정복지센터처럼 예술인들의 민원을 들어줄 수 있는 민원창구가 재단 내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2시간여 동안 진행된 포럼이 막바지에 다다르자 자연스럽게 다음 주제가 나왔다. 7월에는 ‘예술인의 안정적 창작의 조건’, 8월에는 ‘예술의 선순환 구조’에 관해 논의한다. 다음 포럼은 7월 8일 오후 7시 미림극장에서 열린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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