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박남춘 시장 체제로 들어선 2년 전쯤만 해도 많은 시민들은 특별한 기대를 했었다. 민선 시대 이후 거쳐 간 시장들이 괄목할 만한 시정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기대가 컸다. 대통령의 최측근에다 인천에서 나고 자란  인천인이었기에 크고 작은 지역 현안들이 잘 풀어지리라 여겼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것인가? 묵은 현안은 물론 당장 벌어지는 일조차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모습을 2년여 동안 지켜보고 있으려니 목에 이물질이 끼어 있는 것처럼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시장의 직무 수행도는 여전히 밑바닥이다. 시장의 평가에 대해 혹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인천시민들이 원래 그래, 시정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 거라고 한다. 하지만 어떤 시민이 일 잘하고 못하는 시장을 구별 못할까.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최근 평가한 시도 지사 공약 이행률 평가를 보면 직무수행도 평가와 다르지 않다. 언론에서는 공약 이행률이 27.14%로 순조롭다고 썼다. 그러나 공개 자료를 보면 공약 완료도, 목표 달성도, 공약 이행도, 재정 확보률 모두 전국 평균치를 밑돈다. 시도별로 분야별 등급을 매겼는데 인천은 받은 등급이 한 군데에도 없다.

게다가 시정이 일방소통이다. 다양한 시민의 소리를 듣지 않는다는 여론이다. 언론이나 단체, 원로들과 담을 쌓고 자신들의 정서에 맞는 측근들로 회의체를 만들어 놓고 그것을 소통이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시민원로회를 폐지하고 지역을 이끄는 인사들로 구성된 인화회를 탈퇴했다. 동행위원회,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 정책을 편다고 하지만 그 면면을 보면 과연 추상같은 비판 여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려고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그러니 진영논리에 사로잡혀 소통을 외면하고 소신도 철학도 없는 시장이란 소리를 듣는 것이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생선 토막 내듯 내 편,  네 편으로 갈라놓고 내 편만의 숙의로 정책을 결정한다면 시민의 평가는 요원할 뿐이다. 다양한 공직 내부 제안을 무시하고 오히려 전문성이 떨어지는 개방형을 내부에 대거 배치해 감시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것도 문제다. 이런 공직 내부의 솔직한 분위기를 시장은 모를 리 없을 것이다. 아니라면 누군가가 시장의 귀를 막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도 초기 대응은 잘하는 듯했지만 방역체제 구멍으로 지금은 자랑할 수도 없게 됐고 적수사태도 초기대응이 부실해 역대 어떤 시장에게도 없었던 주민소환제까지 들먹이는 부끄러운 상황도 전개됐었다. 인천이 정말 3위 도시로 걸맞은 위상을 갖고 있는지. 인천이 지향하는 구체적 목표가 무엇이고 그것을 실천하는 키워드가 무엇인지 총체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

아직 2년이나 남았다. 짧지 않은 시간이고 여건도 충분하다. 국회의원도 힘이 배가 됐다. 시장은 인천시민 전체의 시장이지 자신의 뜻에 동조하는 이들의 시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공인이므로 비판에 겸허해야 한다. 잘못하는 것보다 더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숨기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매립지 문제만 해도 뭔가 시간끌기만 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환경부 참여 없이는 일이 추진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아는 시장이 왜 정치적 수단을 강구하지 못하는지 말이다. 

시장이여 일을 하라.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회의며 출장이 중지되다시피 했지만 그 핑계로 민원 처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정직이 최선의 정책이다. 인천 시정은 솔직해져야 한다. 잘못돼가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숨긴다면 가장 저질적인 정책이다. 재정 상황이나 시정의 구조적인 문제점 등을 솔직하게 알리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여론을 배척할 것이 아니라 존중해야 한다. 비판적인 인사를 적극 만나 얘기를 들어야 한다. 진정한 시정 평가는 시민이 한다. 인천시장의 2년은 지금 이 순간 민원창구에 앉아있는 말단 공무원들의 표정에서, 민원인과 대화하는 전화 목소리에서 평가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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