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이 긴급피난처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일 시와 여성긴급전화1366 인천센터(인천여성긴급전화)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센터 상담 건수는 총 6천539건이다. 지난해 동기간 6천153건과 비교했을 때 386건이나 늘었다.

월별 상담 건수는 1월 1천179건, 2월 995건에서 3월 1천444건으로 급증했다. 이어 4월 1천410건, 5월 1천506건으로 꾸준히 상담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인천여성긴급전화는 가정폭력·성폭력·성매매 등으로 피해를 입은 여성들에게 긴급 보호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피해 여성들은 학대행위자에게서 분리되기 위해 긴급피난처에서 최대 7일까지 머무를 수 있으며, 심리 및 법률상담 등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인천여성긴급전화에서 운영하는 긴급피난처가 수용 가능한 인원이 방 3개에 최대 8명뿐으로, 그 수가 너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현재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수용 인원을 1인 1실로 줄이면서 최대 3명까지만 이용 가능하다. 이 여파로 상담 건수가 늘은 것과 달리 긴급피난처 이용 실적은 지난해 1∼5월 160건에서 올해 동기간 132건으로 줄었다.

정원을 초과하게 되면 피해 여성은 경찰서에서 지원하는 범죄피해자 임시숙소에 입소하게 된다. 하지만 임시숙소의 대다수는 모텔·여관·호텔 등 숙박업소가 차지하고 있어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정폭력 피해 직후 피해자가 혼자 남겨지면 불안감을 느끼기도 하고, 긴급상황의 대처나 센터 상담 프로그램 연계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인천여성긴급전화 관계자는 "지난달에도 긴급피난처가 포화상태라서 불가피하게 모텔을 이용하신 피해 여성이 3명 있었다"며 "원래도 8명까지만 보호할 수 있어서 부족한 상황이었는데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사정이 더 힘들어져 시설 확충의 필요성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시는 현재 인천여성긴급전화 긴급피난처(94㎡)의 면적이 여성가족부의 권고 기준인 16.5㎡를 충족했기 때문에 확충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한 피해 여성들이 임시로 이용하는 시설이라는 점에서 꾸준한 수요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정원 수를 늘리는 데 회의적이다.

시 관계자는 "시설 확충보다는 피해 여성들이 최대한 안락하게 이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려 하고 있다"며 "최근에도 시설 보강을 진행했으며, 앞으로도 이용자들에게 안전한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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