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 인천시교육청 평생학습관 평생교육부장
최용석 인천시교육청 평생학습관 평생교육부장

시간이 몇 달째 정지한 듯 일상이 멈춰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주민자치센터, 복지관 등 평생교육시설 공공기관이 다섯 달 가까이 문을 닫고 있다. 평생학습이라는 공공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인천시교육청 소속기관 평생학습관도 개관 준비와 연기를 반복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학습관에 함께 모여 책을 읽고 요리 실습을 하고 콘서트 공연과 인문학 강연을 듣던 수많은 학습자와 프리랜서 강사 모두가 힘든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전반적인 사회 변화를 가져왔다. 회사·기업은 재택근무를 병행하고 화상회의와 채용 면접도 비대면으로 바뀌고 있다. 강의실로 한정해 집합교육 위주로 이뤄졌던 전통적인 평생학습 분야에서도 미디어를 활용한 변화에 바람이 불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온라인·비대면’ 교육 환경 변화가 향후 새로운 표준(뉴노멀)으로 정립될 것이라고 전망 했다. 일회성 온라인 교육을 넘어 미래 뉴노멀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회환경이 비대면 활동으로 바뀌면서 온라인을 통해 학습을 진행해야 하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사람과 접촉을 최소화하는 ‘비대면’ 수업 형태 즉 언택트(Untact)콘텐츠는 사회 전체적으로 확대될 것이며 문화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온라인 강의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준비 없이 수업을 진행함에 따라 일부에서는 집중력 저하나 양질의 교육 콘텐츠 부족 등 교육의 질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지금부터 준비한다면 어떠한 것을 준비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첫째, 집합교육에 익숙해 있던 학습자들이 사회 변화와 학습의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와 새로운 방법의 평생교육 제공이 필요하다. 이미 온라인 교육 콘텐츠에 적응된 학습자 욕구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강의 기술과 양질의 콘텐츠 개발과 컨설팅을 통해서 평생학습 강사 역량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 비대면 강의 형태 수업 진행은 교육자료 제작부터 강의 예고 영상 제작 및 공개, 강의 진행 및 출석 확인 그리고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한 피드백까지 가능하도록 준비해야 한다. 

둘째, 비대면으로 제공할 수 없는 실습과 체험 위주 강의에 대한 해결 방법이다. 인문학이나 여행과 관련된 콘텐츠는 고급 편집 실력을 활용해 서버에 저장된 영상물로 넘쳐난다. 온라인 강좌가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실시간 강의와 학습자와 소통이다. 사진, 음악 등 생활문화 강좌는 강사 혼자 영상을 만들어야 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강의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동영상 제작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디지털 기기 접근성 차이 따라 세대별·계층별 온라인 강좌 특성에 맞도록 맞춤 플랫폼을 선택해 융통성 있게 운영해야 한다. 강좌별로 다르기도 하고, 최근 젊은 층 이용도 많이 늘어났지만, 평생학습 주 참여자는 중장년과 노인이다. 간단한 온라인 회원 가입과 수강 신청도 어려워 주변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노인 등 소외계층에 대한 디지털 생활문해 교육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비대면 온라인 강의에 대한 비관적인 선입견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과 미래 세대들에게 가능성을 열어줘야 한다. 온라인 강의에 대해 ‘사람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비인간화에 기여한다’라고 하지만, 온라인 강의는 기관에 오기 힘들었던 사람에게 이동시간에 대한 부담이 없으며, 낯선 환경이 아닌 익숙한 환경에서 학습에 몰입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기를 자연스럽게 접함으로써 자유자재로 사용이 가능한 젊은 세대들이 머지않아 평생학습 주 참여자가 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기관을 방문해 강의를 듣는 형태가 아닌 다른 여러 평생학습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일상이 멈춘 것이 아니라 예상하지 못했던 큰 변화가 우리 앞에 다가온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혼란을 겪고 있지만, 평생학습을 촉진시키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사회 변화 속에서 평생학습 역할과 역량이 필요할 것인가에 대해서 지금부터 미리 고민하고 준비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노력과 고민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평생학습 ‘뉴노멀’을 만들어가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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