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몰이 중인 브레이크 없이 타는 ‘픽시 자전거(고정 기어 자전거, fixed single bike)’가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제도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프레임 혹은 브레이크를 개조해 타는 픽시 자전거가 학생들의 선택을 받고 있지만, 대안이 없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픽시 자전거는 변속기나 브레이크 없이 하나의 기어를 사용하며 축과 톱니가 고정돼 있는 자전거로 과거 실내 자전거 경기용으로 사용됐으나 1990년대 후반 미국 등에서 속력을 높이기 위해 개조해 타면서 대중화됐다. 하나의 기어로 구동되다 보니 운동량이 높아 일부에서는 강도 높은 자전거 운동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이런 장점과 달리 중고생들은 자전거 분체에 다양한 색감을 넣거나 이색적인 타이어로 바꿔 앞바퀴 들고 타기, 뒷바퀴로만 후진하기 등 여러 가지 묘기를 부리기 위해 주로 픽시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안전장치 없는 픽시 자전거로 인한 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이 나온다.

실제 자전거 라이딩 정보를 나누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학생들의 픽시 자전거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내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승기천에서 주로 자전거를 탄다는 한 자전거 동호인은 "픽시 자전거를 타는 10대들이 경주하듯 추월해 가며 위험한 상황을 여러 번 연출했다"며 "안전모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 없이 사고라도 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중고생들에게 유행하던 픽시 자전거가 이제는 초등학생들에게도 옮아 가면서 이용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중고 거래 온라인 마켓에서 픽시 자전거는 순식간에 거래된다. 저렴한 가격에 픽시 자전거를 구하려는 학생들의 문의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김진환(40·인천시 연수구)씨는 "아이가 픽시 자전거를 사 달라고 해서 찾아보니 브레이크가 없고 위험하다는 평이 많아 망설이고 있다"며 "아이들이 유행을 따라 사는 것 같아 조금 더 지켜보고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안전처 소속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2015년 실시한 ‘자전거 주행 중 위험성 실증 실험’에서 픽시 자전거 등 브레이크가 없는 자전거는 일반 자전거에 비해 제동거리가 시속 10㎞일 때 약 5.5배 증가했고, 15㎞는 9.2배, 20㎞는 13.5배, 25㎞는 21.1배 등으로 늘어났다.

박승준 기자 sjpar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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