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수돗물 사태로 홍역을 치렀던 인천 서구에 이번에는 수돗물에서 유충이 섞여 나와 관계 당국이 대응에 나섰다. <관련 기사 19면>
14일 인천시와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9일 서구 왕길동 소재 빌라에서 수돗물 속에 벌레 유충이 발생했다는 민원이 최초 접수됐다. 이후 14일 낮 12시까지 서구 당하동에서 6건, 원당동에서 3건 등을 포함해 총 23건의 유사한 민원이 제기됐다.

상수도본부는 민원 접수 즉시 긴급 비상회의를 소집하고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환경청과 함께 정밀조사를 시작했으며, 13일 정수처리 공정 과정을 고도정수처리공정에서 표준정수처리공정으로 전환했다. 또한 민원현장에서 수질검사를 진행해 적합 판정을 받고, 연희배수지 및 검단배수지를 확인하면서 유충 발생 가구 계량기를 2∼3시간 간격으로 24시간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유충은 깔따구류의 일종으로 확인됐으며, 시와 상수도본부는 활성탄 여과지에서 발생한 유충이 수도관을 통해 가정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국립생물자원관에 의뢰해 활성탄 여과지에서 발견된 유충과 가정에서 발견된 유충의 DNA 일치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또한 수자원공사와 함께 배수지 내시경 조사 등 원인을 명확히 밝혀 내기 위한 다양한 조사를 진행한다.

시는 재발 방지를 위해 활성탄 여과지를 활용한 고도정수처리공정을 표준공정으로 전환해 활성탄 여과지 사용을 중단하는 한편, 여과지 세척 주기를 72시간에서 48시간으로 단축하고 중염소를 추가 투입하는 등 긴급조치를 시행했다.

시는 공촌정수장에서 직수를 공급받는 서구 왕길동·당하동·원당동·마전동 등 약 3만6천 가구를 대상으로 수돗물 직접 음용 자제 권고를 내렸다. 유충이 발생돼 음용이 불가능한 가구는 서부수도사업소(☎032-720-3810, 3840)로 신청하면 미추홀참물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수자원공사를 통해 식용수를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지역 내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에 대해서는 안전성이 명확하게 확인될 때까지 생수를 사용해 급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박남춘 시장은 "관계 전문가들과 함께 신속하게 원인을 밝히고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알려 드릴 것"이라며 "시민 여러분께서는 유충이 발생되는 경우 신속하게 신고해 주시기를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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