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최근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수돗물 유충’ 사태 수습에 신속하게 나서고 있다.

15일 시에 따르면 이날까지 수돗물 유충 관련 민원은 오후 1시 기준 총 101건이 접수됐다. 서구가 86건(청라 2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화군 1건, 부평·계양구 14건이다. <관련 기사 19면>
현재까지의 조사 결과, 시는 공촌정수장 수돗물 정수를 위해 사용하는 ‘활성탄 여과지’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생한 뒤 수도관을 거쳐 가정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수 처리 과정에서 0.8~1.2PPM 농도의 염소를 투입하고 있어 곤충이 소멸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부 개체가 수도관을 타고 이동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민원 발생 이후 시가 공촌정수장과 연결된 배수지 8곳을 모니터링한 결과 2곳(강화·검단)에서 유충이 발견됐다. 다만, 민원이 발생한 지역의 계량기 전 직수관 13곳에 필터링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날 기준 검사를 완료한 11곳에서는 유충이 확인되지 않았다.

또 시는 공촌수계 외 지역인 부평·계양구 민원을 토대로 부평정수장 여과지에 대해서도 3차례 조사를 실시했지만 아직까지 유충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들 지역의 경우 공촌수계와는 별개의 원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모니터링 중이다.

일부에서는 시의 관리 미비로 수돗물 유충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특히 유충 발생 원인으로 꼽히는 여과지는 일반적으로 오존처리 후 완전 밀폐된 상태에서 관리해야 하지만, 공촌정수장은 개방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시는 지난해 9월 활성탄 공정을 완료했는데, 오존산화시설은 내년 준공 계획이다.

시는 ‘완전 밀폐’가 필수 사항은 아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환경청 등 유관기관과 함께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공촌정수장 고도정수처리공정을 표준공정으로 전환하고, 곤충 퇴치기 설치와 여과지 세척주기 단축, 중염소 추가 투입 등도 실시했다.

이 같은 조치에도 기존 공급된 수돗물이 저장된 저수조에 유충이 남아 있을 수 있어 유충이 발견된 공동주택에 대해서는 저수조 청소 비용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토 및 소화전 방류 등 관망 속 물을 교체하는 작업도 함께 시행 중이다.

박영길 상수도사업본부장은 "피해주민에게는 미추홀참물 및 한국수자원공사가 협조한 생수를 제공하고, 대량 급수 공급이 필요하면 급수차도 지원할 것"이라며 "또다시 수돗물로 시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빠른 시일 내 수질을 정상화해 시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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