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산곡고등학교 사회복무요원 함호현 씨가 특수학급 교사의 휠체어를 밀어주며 다리역할을 자청하고 있다.  <인천산곡고 제공>
인천산곡고등학교 사회복무요원 함호현 씨가 특수학급 교사의 휠체어를 밀어주며 다리역할을 자청하고 있다. <인천산곡고 제공>

"선생님 도와드릴까요? 제가 뭘 하면 될까요?"

인천시 부평구 산곡고등학교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는 함호현(25)씨가 같이 일하는 교사와 교직원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최근 교육현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지침이 내려오는 등 업무 강도가 매우 높고 다양하다. 이런 환경에서 일당백 역할을 자처하는 함 씨는 산곡고의 ‘맥가이버’로 불리며 교직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인천병무지청도 이런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보고 지난 7일 ‘사회복무요원 모범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부평 토박이라는 함 씨는 조부모, 부모 등과 함께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어른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는 자세와 부드러운 성격은 주변에서 많은 칭찬을 받고 있다.

교사들 사이에서 함 씨 칭찬이 자자한 이유는 바로 성실함과 적극성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많아진 업무 지원에 전혀 불평 없이 적극적으로 나서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그 누구보다 일찍 출근해 등교하는 학생 및 교직원 출입 시 열화상카메라 모니터링 보조 업무는 물론 관련 안내문 작성 및 배포 등 신속하고 적극적인 업무 처리로 학교행정 업무의 부담을 줄여 주고 있다. 또 중증장애가 있는 특수교사의 출근길 도우미 역할을 자처해 항상 웃는 얼굴로 선행을 베풀고 있다.

이러한 모습들은 삶의 배움터인 학교에서 모범이 돼 학생들에게도 장애인과 동행하는 사회임을 직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게 하며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학교현장에서 사회복무를 할 수 있다는 것에 항상 감사하다는 함 씨는 "복무 전 대형 마트 등에서 물류 관련 업무를 했는데, 요즘 학교에서 학교행정을 접하니 많은 것을 느끼고 앞으로의 꿈까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올해 코로나19로 업무가 많아진 시기에 사회복무를 하는 것에 대해 "코로나19로 업무량이 많다는 것은 내가 도울 일이 많다는 것"이라며 "교직원분들이 정말 열심히 근무하고 있어 배울 점이 더 많다"며 오히려 고마워했다.

청소년교육복지학을 공부한 함 씨는 "교육현장의 즐거움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며 항상 교육현장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산곡고에서 열심히 사회복무를 하면서 존재감을 인정받자 자존감이 높아졌다는 그는 최근 교육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보이기도 했다.

함 씨와 같이 근무하고 있는 전진영 행정실장은 "사회복무요원으로서 학교행정에 도움을 주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함 씨처럼 적극적인 경우는 드물다"며 "복무요원에 대한 인식 변화는 물론 학교현장에서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해 줘서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박승준 기자 sjpar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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