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식중독 발생한 경기 안산시 소재 A 유치원. /사진 = 연합뉴스
집단 식중독 발생한 경기 안산시 소재 A 유치원. /사진 = 연합뉴스

지난달 집단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안산지역 한 사립유치원의 학부모들이 유치원 정상화를 위한 방안으로 교육당국에 ‘매입형 공립유치원 전환’을 요구<본보 7월 16일자 인터넷판 보도>하는 가운데 실현 가능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안산 A유치원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40여 명의 학부모들은 지난 15∼16일 총 4차례에 걸쳐 유치원 정상화를 위한 회의를 진행했다.

지난달 12일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모두 118명이 식중독 증상을 보인 가운데 이 중 16명은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 진단까지 받았음에도 여전히 사고 원인이 규명되지 않으면서 유치원의 정상 운영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7일까지였던 일시적 폐쇄 조치가 오는 31일까지로 연장되면서 학부모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태다.

학부모들은 "더 이상 유치원 경영진을 믿을 수 없다"며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이 추진 중인 ‘건물매입형 공립유치원’으로의 전환을 교육당국에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매입형 유치원’은 도교육청이 기존 사립유치원 부지와 건물을 매입해 공립유치원으로 전환·운영하는 형태로, 건물과 부지를 단독 소유한 상태에서 10학급 이상을 운영하는 사립유치원이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유아학습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유치원 ▶법령에서 정한 시설·설비 등 인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유치원 ▶감사 및 각종 지도·점검 지적사항을 완료하지 않은 유치원 등은 신청이 불가능하다.

현재 A유치원은 10학급 미만으로 운영되고 있는데다 집단식중독 사건이 해결되지 않는 등 도교육청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고, 내년 3월 개원을 목표로 지난 5∼6월 도교육청이 진행한 공모 절차에 참여한 총 15개 사립유치원 가운데 심의를 통과한 유치원들이 교육부의 자문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어 학부모들의 요구가 실현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A유치원비대위 측은 "이번 회의에서도 유치원장은 사후 처리 방안에 대해 명확한 계획을 내놓지 않은 상태로, 국가가 A유치원을 매입해 직접 운영한다면 아이들을 믿고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최대한 빨리 교육당국에 공식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공립유치원 전환을 위해서는 정해진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문제와 함께 이미 올해 사업 절차가 상당 부분 진행돼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매우 중대하고 특수한 상황인 만큼 아이들의 안전한 학습권 보장을 위해 교육부와 심도 깊은 협의를 진행하는 등 학부모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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