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비2: 정상회담
132분 / 드라마·액션 / 15세 관람가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대한민국 대통령(정우성 분)과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위원장(유연석), 미국 대통령(앵거스 맥페이든) 간 남·북·미 정상회담이 북한 원산에서 열린다. 북미 사이 좀처럼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핵무기 포기와 평화체제 수립에 반발하는 북 호위총국장(곽도원)의 쿠데타가 발생하고, 납치된 세 정상은 북한 핵잠수함에 인질로 갇힌다. 그리고 좁디좁은 함장실 안에서 예기치 못한 진정한 정상회담이 벌어지게 된다.

여느 속편과 달리 줄거리도, 주인공도 바로 연결이 안 된다. 게다가 북한의 도발이 이어졌다. ‘강철비2:정상회담’이 개봉을 확정한 후 ‘왜 강철비2인가’라는 질문이 쏟아진 이유다.

‘강철비2:정상회담’은 ‘강철비’와 한반도의 평화체제로 가는 길이라는 문제의식, 그리고 북한 내 쿠데타로 인한 전쟁 위기라는 출발점을 같이 한다. 그러나 전편과 스토리가 이어지는 보통의 속편과 달리 중국이 패권국가로 급부상하면서 심화된 미·중 갈등의 한가운데에 휘말린 한반도라는 확장된 시야 속에서 한반도의 평화체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이 점에서 ‘강철비’와는 상호보완적인 속편이라 부를 수 있다. 

또는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서 ‘강철비’가 판타지에서 리얼리티로 나아간 변화구라면 ‘강철비2:정상회담’은 리얼리티에서 시작해 판타지로 나아가는 돌직구라는 말로 두 영화를 연결할 수도 있다. 남과 북이 한반도 문제에 주도권과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판타지에서 시작해 북핵 문제의 해결 방안이라는 리얼리티로 나아간 변화구 ‘강철비’. ‘강철비2:정상회담’은 분단의 당사자인 남과 북이 정작 한반도 문제에서는 미·중 갈등과 일본의 견제 등 강대국들의 이해관계 아래에 놓인 종속변수라는 냉철한 리얼리티에서 출발해 궁극적인 바람인 한반도의 평화체제로 가는 길을 모색하는 직구다. 

변화구와 직구, 두 개의 설정과 스토리 전개는 따로 또 같이 한반도의 평화체제라는 소재와 주제를 완성한다.

북한 내 쿠데타가 ‘강철비’에서는 북한 내부 강경파의 단독 결정이었던 것과 달리 ‘강철비2:정상회담’에서는 중국·일본과 뒤얽혀 일어난 정변이라는 점도 확장된 문제의식을 보여 준다. 북미 평화협정을 위한 정상회담에 초대는 받았지만 우리가 사인할 곳은 없는 대한민국의 현실은 양 극단의 북한과 미국 정상 사이에서 중재자 노릇을 하느라 애쓰는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의 표정과 행동을 통해 여실하게 보여진다. 

‘강철비2:정상회담’에서 그려진 전쟁 직전의 위기상황과 이를 딛고 평화로 가는 과정은 우리에게 또 하나의 길을 미리 가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이 영화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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