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애란 대한간호협회 정신간호사회 회장
박애란 대한간호협회 정신간호사회 회장

코로나 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우리나라와 전 세계 인구의 생활 속에서 2020년 절반을 넘기면서도 마침표를 찍을 수 없이, 하반기에도 대규모 2차 유행 등을 말하고 있다. 이처럼 예고되는 바이러스 유행은 전 지구인을 불확실한 현상으로 혼란시키고, 우울감과 불안감은 더욱 커져 무기력한 일상을 가중시킬 것으로 염려된다. 또한 우리나라도 의료진의 희생과 적극적인 추적 검사, 감염 확산방지 등 성공 신화적 최선의 방역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산발적인 감염사례 발생과 지속적으로 대두되는 문제들로 바이러스 유행을 감당하는 인력들의 업무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지탱하는데 있어 힘에 부쳐 무너질까 걱정된다. 더욱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며 외로움과 고립, 경제성장 둔화, 청년 실업률 증가, 파산, 취약계층 방문 관리 부재 등 심각한 상황에 내몰리는 우리 사회는 아주 극심한 공황상태로 국민의 정신건강이 최악으로 치닫을 수 있어 무섭기도 하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이다. 4월 21일 한국자살예방협회의 긴급 심포지엄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의 자살예방’ 발표 중 코로나 직후보다 2~3년 뒤 자살률이 오를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또한 6월 30일 발표한 중독포럼의 ‘코로나19 전후 음주, 온라인게임, 스마트폰, 도박, 음란물 등 중독성 행동변화 긴급 실태조사(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천17명)’에서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시기에 ‘디지털 과사용’과 정신건강 문제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전체 응답자 중 코로나 이후 온라인게임과 스마트폰 과사용자의 전반적 우울감 변화는 ‘(조금+매우)줄었다’가 4.9%, ‘(조금+매우)늘었다’는 응답이 45.5%로 전반적 우울감이 증가, 전반적 불안감의 변화는 ‘(조금+매우)줄었다’가 6.6%, ‘(조금+매우)늘었다’는 응답이 45.1%로, 전반적 불안감이 증가 및 전반적 수면상태 변화는 ‘(조금+매우)좋아졌다’가 3.5%, ‘(조금+매우)나빠졌다’는 응답이 38.9%로, 전반적으로 수면 상태가 나빠졌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언택트 사회로 전환되면서 우울 및 불안, 수면상태가 악화되고 디지털미디어의 과도한 사용으로 이어져 중독 등 정신행동 건강 악화로 귀결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어, 중독과 정신건강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함을 제시한 것이다. 

한편, 장기화되는 코로나19 팬데믹, 우리의 정신건강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는 아주 중요한 사항이다. 정신건강과 관련, 2018년 고 임세원 사건 후 2019년 임세원법 제정과 진주사건을 시작으로 정신질환자에 의한 사회적 사건이 증가하면서 정신질환에 대한 관리 및 지원 강화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져 정신건강복지법 개정 후 정신건강 정책을 제시했다. 환자 안전을 강화하고 질적 서비스 제공을 위한 다양한 정신건강 전략들, 정신의료체계 강화, 지역사회 인프라 확대 등 문제 해결에 대한 다양한 대안들이 진행 중이다. 그 중 현 정신건강정책과를 국 단위로 승격하면서 기존 건강정책국을 실로 재편성하는 방안은 매우 타당하며 시기적절하다. 

이 와중에 예방적 건강관리 정책은 보건복지부가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로 2020년 보건의료분야 중점 투자 방향을 국민건강을 빈틈 없이 살피는 건강 투자 확대 등을 설정하고, 보건의료정책실 중점 예방적 건강관리와 4차 산업혁명 등 확대·급변하는 보건의료 분야를 감당하려 한다. 그러나 국가가 복지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앞서 국민의 건강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현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한 정신건강 문제, 즉 자살예방뿐만 아니라 대형사건이나 재난이 발생했을 때 국가 정신건강 예방과 추후관리 시급성과 중요성의 골든타임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더욱 가중되는 척박하고 열악한 정신건강 현장의 소리를 경청해 안전한 정신건강 환경 조성과 국민의 건강관리가 더 촘촘해지며 실효성 있는 정신건강 정책과 예방정책 구현으로 책임 있는 국가 정신건강 거버넌스 확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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