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괴롭힘’을 근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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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서 ‘괴롭힘’을 근절해야
이선신 농협대학교 교수/법학박사
  • 기호일보
  • 승인 2020.07.30
  •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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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신 농협대학교 교수
이선신 농협대학교 교수

세상을 살아가면서 매우 중요한 것이 ‘인간관계’이다. 인간관계를 통해 행복하게 되기도 하고 성공에 이르기도 하지만, 인간관계를 통해 불행하게 되기도 하고 실패에 이르기도 한다. 인간관계는 기본적으로 ‘사랑·존중’을 바탕으로 유지돼야 마땅하지만 ‘미움·증오’가 개입되는 경우도 자주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간관계 속에서 격려와 위로를 받기도 하지만 좌절과 고통을 받기도 한다. 심지어는 지속적·반복적으로 ‘괴롭힘’을 당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철인3종경기 청소년 대표를 지낸 최숙현 선수가 23세의 젊은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 배경에 체육계 지도자들의 괴롭힘(폭행·폭언 등)이 있었다는 사실에 모든 국민이 경악하고 분노했다. 폭행·폭언·성희롱 등 다양한 유형의 괴롭힘은 우리 사회 곳곳(가정, 학교, 직장, 군대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의 ‘직장 내 괴롭힘’이 매우 심각하고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판단하에 국회는 지난 2019년 1월 15일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직장 내 괴롭힘 방지제도’를 도입했고, 같은 해 7월 16일부터 시행했다. 

우리 사회에서 직장 내 괴롭힘은 ‘태움’, ‘왕따’, ‘따돌림’ 등 다양한 형태로 횡행돼 왔다. 물론 직장 내 괴롭힘이 우리나라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세계 각국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독일·프랑스·스웨덴·일본 등이 이에 대한 법적 대응을 위해 노력해 왔고, 국제노동기구(ILO)에서도 2019년 6월 21일 ILO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108회 총회에서 ‘일의 세계에서 폭력과 괴롭힘 근절에 관한 협약(제190호)(Convention Concerning the Elimination of Violence and Harassment in the World of Work(No.190))’을 채택한 바 있다. ILO는 직장 내 괴롭힘(Mobbing)에 대해 지속적·반복적으로 개별 또는 집단의 근로자를 모욕하거나 침해하려는 보복성이 있거나 가혹하거나 적대적인 공격적 행동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러한 국제적 노력에 발맞춰 우리나라에서도 직장 내 괴롭힘 방지제도를 도입한 것은  의미가 크다. 오늘날 근로자들은 ‘임금’, ‘근로시간’ 외에 ‘직장 내 조직문화(근로자를 인간적으로 대우하는가)’를 매우 중요한 근로조건으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직장 내 괴롭힘 방지제도 도입은 우리 헌법의 "근로조건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라는 규정(제32조 제3항)과 행복추구권(제10조)의 보장 취지에 부합하는 것이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제도가 시행된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그 성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사회 전반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등 얼마간 성과가 있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제도를 시행하면서 드러난 문제점과 미비점을 잘 개선·보완해서 우리 사회에 잘 정착되도록 해야 하겠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제도가 성공적으로 운영됨으로써 우리 사회의 다른 부문(가정, 학교, 군대 등)에서 발생하는 괴롭힘들도 함께 사라지게 되기를 기대한다. 

몇 가지 참작해야 할 사항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괴롭힘 행위의 주체에 ‘일정한 범위의 제3자(사용자의 친인척 등)’를 포함해야 한다. 둘째, 현행 제도의 적용대상은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에 국한된다. 상시근로자 5인 미만인 소규모 사업체라고 해서 근로자의 인격권 보호와 관련한 직장 내 괴롭힘 방지제도 적용을 배제하는 것은 불합리하므로,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사업체에도 적용토록 해야 한다. 셋째, 제도의 홍보 및 예방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 방지교육을 다른 교육(성희롱 예방교육, 부패방지교육 등)과 통합해 ‘직업윤리교육’으로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넷째, 신고 및 조사 절차의 실효성 및 제재의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 다섯째, 노동위원회를 통한 차별시정제도와 연계 방안을 마련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차별금지법’의 체계·내용과도 연계해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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