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안산 A 유치원이 학부모들에게 보낸 급식꾸러미인 쌀을 한 학부모가 개봉한 모습. 쌀 포장지엔 생산, 도정날짜가 없고 등급도 '특·상·보통' 중 제일 낮은 등급인 '보통'이다. /사진 = A 유치원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얼마전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안산 A 유치원이 학부모들에게 보낸 급식꾸러미인 쌀을 한 학부모가 개봉한 모습. 쌀 포장지엔 생산, 도정날짜가 없고 등급도 '특·상·보통' 중 제일 낮은 등급인 '보통'이다. /사진 = A 유치원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지난 6월 집단식중독 사태가 발생해 일시적 폐쇄 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안산 A사립유치원이 신임 원장 채용에 나서는 등 운영 정상화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각 가정에 벌레가 들어간 ‘급식 꾸러미’를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안산 A유치원비상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최근 A유치원은 원아들의 가정에 급식 꾸러미를 전달했다. 급식 꾸러미는 코로나19 여파로 일선 학교의 정상적 운영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등교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가정에 가계 부담을 덜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급식비로 식자재를 구매해 재학생 가정에 무상 지원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급식 꾸러미에 포함된 쌀 포대 안에서 살아 있는 벌레가 발견돼 학부모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학부모들은 유치원에서 보낸 급식 꾸러미 택배상자에 들어 있던 10㎏짜리 쌀 포대는 포장지 겉이 먼지로 까맣게 뒤덮여 있었고, 쌀 도정일자와 생산일자도 적혀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품질 등급이 ‘특·상·보통’ 중 가장 낮은 ‘보통’으로 표시된 쌀 포대 안에는 여러 마리의 쌀바구미들이 기어 다니거나 날아다니고 있었다.

이 같은 상황은 집단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지 50여 일이 지나도록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으면서 지난달 31일까지였던 일시적 폐쇄 조치가 오는 14일까지 재연장된 가운데 유치원 측이 정상 운영을 위해 신임 원장 채용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어나 학부모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비대위는 "식자재 납품업체 측에 확인해 보니 100여 개의 택배를 가정에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중 쌀에서 벌레를 발견했다는 글이나 사진 및 동영상을 공유한 학부모만 30여 명으로, 아직 급식 꾸러미를 받지 못한 가정이 있어 사례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며 "가정에 보내는 식재료 상태가 이 정도면 평소 유치원에서 먹인 급식은 어떤 재료를 썼을지 싶어 화가 난다"고 성토했다.

이어 "경기도교육청과 농림축산식품부, 경찰청 등에 불량식품 유통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도교육청은 해당 내용에 대해 진상조사를 실시한 뒤 조치할 계획이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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