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영향으로 채소 가격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급등하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9일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긴 장마와 폭우 등으로 농경지가 침수하는 등 농산물 생산에 차질이 빚으면서 이날 도매가격 기준으로 책정된 농산품목 42개 가운데 31개는 전년 동월보다 가격이 올랐다.

품목별로는 가지(8㎏)가 4만757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평균가격(1만4천968원)보다 2.7배(172%) 급등해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이어 청양고추(10㎏)는 3만4천334원에서 8만7천399원으로 2.5배(154%), 청상추(4㎏)는 3만5천598원에서 7만5천440원으로 2.1배(111%) 상승했다.

전월 대비 급등한 폼목으로는 시금치(4㎏)가 4만2천900원으로 96.1% 상승, 얼갈이배추(4㎏)와 열무(4㎏)는 1만3천640원과, 1만3천920원으로 각각 70.7%, 46.7% 올랐다.

배추(10㎏)와 양배추(8㎏)도 1만5천440원과 7천940원으로 77.4%, 59.5% 상승했다. 이밖에 사과 한 상자(10㎏) 도매가격도 전월 대비 10% 이상 상승하는 것을 고려할 때 과일도 가격 인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도매가격이 오르면서 소매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이날 이마트에서 배추 1포기 판매 가격은 3천980원으로, 2주 전 3천300원보다 21% 올랐다. 무 1개 가격도 1천500원에서 1천680원으로 상승했다. 홈플러스도 지난달 23일 3천490원이었던 배추 1포기 가격이 이날 4천290원까지 올랐고, 청상추 1봉지는 3천990원으로 2주 만에 33%가 뛰었다.

이처럼 채소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경기와 강원 등 엽채류 주요 생산지에 최근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면서 출하량이 크게 줄어든 것이 도매가 상승을 이끌고, 소매가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 관계자는 "장마와 폭우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 주에 태풍까지 올라온다는 예보가 있어 당분간 상추, 배추, 무, 등 채소류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황에 따라 추석까지 오름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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