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수 한국폴리텍대학 화성캠퍼스 교수
이경수 한국폴리텍대학 화성캠퍼스 교수

국내에 들어와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수가 15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들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최근의 코로나19 상황에서 해외 유입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시선이 개인을 넘어 외국인 노동자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확산되는 것 같아 불안한 마음이다. 

코로나19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입국이 제한되면서 농촌지역은 노동력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우리가 염려하는 외국인 노동자에 의한 일자리 잠식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은 여러 통계 결과에서도 잘 나와 있다. 외국인 노동자의 대부분이 근무 조건이 좋지 않은 중소제조업이나 건설업, 농어업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결국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빼앗은 것이 아니라 많은 국내 노동자가 기피하는 3D업종의 노동력 부족 현상을 해소해 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와 언어가 다르고, 피부색이 다르고, 생각과 정서가 다르다고 해서 이들을 홀대하고 감싸 안아 주지 않는다면 이들은 한국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채 우리와 함께 하지 못하는 이방인으로 남을 것이다. 이는 오히려 우리 사회의 문제로 떠올라 불필요한 국력만을 낭비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누이들이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1960∼70년대 미국·독일·일본 등 먼 타국 땅에서 눈물지었던 고국에 대한 향수를 되새겨 보자. 지금 우리가 한국 땅을 찾는 이들에게 대한민국의 넉넉하고 훈훈한 인심과 동방예의지국의 전통과 미덕을 되돌려 줘야 할 것이다. 

개인적 체험과 외국 여행을 다녀온 한국인의 사례를 보면 지구촌 사람들이 한국을 보는 눈길이 그리 다정하지 않은 것 같다. 한국인 여행객이 동남아에 놀러갔다가 이전에 한국에서 노동자로 일했던 사람들에게 봉변을 당했다는 신문기사를 본 적이 있다. 아직도 미디어매체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와 착취 사례를 접할 때마다 낯이 뜨거워진다.

국내 중소기업은 심각한 청년실업률에도 불구하고 구인난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빈자리를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신 채워 주고 있다고 본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국내 취업생활을 마치면 다시 고국으로 갈 것이다. 그리고 한국생활과 한국인에 대한 이야기를 가족이나 자국민에게 전할 것이다. 외국인 노동자의 입을 통해 알려지는 한국에 대한 인상은 국가신인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만약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의 국가신인도를 매긴다면 어떻게 될까?

따라서 이들이 일할 기업체와 국민 역시 이들의 인권을 인정하고 존중해 줘야 함은 물론이고, 우리와 동등한 기본적 권익을 보장하며 더불어 생활하는 민주시민의 모습을 보여 줘야 할 것이다.

필자의 바람이 개인의 고민이나 희망사항이 아닌 우리 모두의 간절한 소망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제는 글로벌 인적 자원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국가 간 이동이 1일 생활권으로 좁아지고, 국가 간 교류가 빈번해지고 있는 지금 열린 마음, 열린 사고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따뜻한 시선을 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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