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부평구에 거주하는 조일례(83)할머니가 11일 구청을 찾아 수재의연금 100만 원을 전달했다. <인천시 부평구 제공>

"코로나19 전염병 등으로 온 나라가 많이 어려운 시기인데 수해까지 겹쳐 걱정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 보듬으며 살아야 합니다."

인천지역에 거주하는 기초생활수급자 홀몸노인이 경제난 등의 팍팍한 삶 속에서도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주민을 위해 성금을 쾌척해 화제가 되고 있다.

부평구 산곡3동에 거주하는 조일례(83)할머니는 지난 11일 구청을 찾아 최근 연이은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은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수재의연금 100만 원을 기탁했다.

남편과 함께 산곡1동에 거주했던 조 할머니는 2000년 사별한 후 홀로 지내다 2018년 산곡3동으로 이주했다. 당시에도 산곡1동 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동 행정복지센터에 200만 원을 기탁한 바 있다.

슬하에 자녀가 없는 할머니는 2008년부터 기초생활수급자로 분류돼 동 행정복지센터로부터 매월 50여만 원의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다. 반지하 방에 홀로 살며 생활을 이어가다 최근 집중호우로 자신의 집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고 동 행정복지센터의 도움을 받아 거주지를 이전했다.

비록 자신도 이번 장마에 비 피해를 입었지만 많은 국민들이 집중호우로 금전적 피해는 물론 다치거나 사망하는 것을 본 할머니는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꾸준히 돈을 조금씩 모아 수재의연금을 마련했다.

조 할머니는 "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국가와 지자체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아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아왔다"며 "훗날 생을 마감할 때에도 나에게 남은 전세보증금마저 모두 국가에 환원활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려울수록 서로 돕고 나누며 살아가야 한다"며 "비록 적은 돈이지만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부평지역에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오랜 시간 어려운 생활을 하시면서도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조 할머니의 선행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전달해 주신 수재의연금은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부평지역에서 수해를 입은 저소득 주민들에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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