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레바논 베이루트 항구 폭발사고로 인해 화학물질사고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5년간 경기도내 화학물질사고 5건 중 4건은 인재(人災)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경기도와 한강유역환경청 등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 8월까지 전국에서 486건의 화학물질사고가 발생했으며, 28%에 해당하는 136건이 경기도내에서 일어났다. 이는 17개 광역시도 중 가장 많은 비중이며 경상북도 57건, 충청남도 39건, 울산시 37건 등에 비하면 2배 이상이다.

이 기간 도내에서 발생한 화학물질사고의 원인은 시설 관리 미흡 58건(43%), 작업자 부주의 54건(40%) 등 대부분 관리가 소홀하게 이뤄지거나 취급하는 과정에서의 부주의로 인한 것이었다.

사고 유형은 누출이 100건(74%)으로 가장 많았고 화재 11건(8%), 폭발 10건(7%)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6월 안산시에 위치한 황산·질산 등의 화학물질을 다루고 있는 한 사업장에서 작업자 부주의로 인해 폭발이 발생하면서 작업자가 부상을 입었고, 그해 용인시에서도 작업자 부주의로 인해 실험을 하던 용액이 얼굴에 튀어 부상을 입는 등 지난해만 10건이 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공장이 밀집해 있는 안산시에서 31건(23%)의 사고가 발생해 가장 많았고 화성시 17건(13%), 시흥시 16건(12%), 용인시 13건(10%) 등 주로 산단이 형성돼 있는 지역일수록 화학물질로 인한 사고 빈도가 높았다.

사고의 원인이 됐던 화학물질 종류는 질산이 2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암모니아 14건, 염화수소 13건, 황산 9건 등이 뒤를 이었지만 레바논 사고의 원인이 됐던 질산암모늄으로 인한 사고는 없었다.

도내에서는 화성 5개, 평택 3개, 안성과 오산 각각 1개 등 총 10개 업체가 질산암모늄을 취급하고 있다. 환경부는 이들 업체에 대해 오는 20일까지 위험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지역별 사고 대응체계 구축 및 주민감시단 운영 등 예방 지원을 확대해 갈수록 늘어나는 화학물질사고를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ky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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