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오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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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오프라인?
이태희(시인, 인천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
  • 기호일보
  • 승인 2020.08.19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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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희(시인, 인천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
이태희(시인, 인천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

요즘 주위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의 하나가 ‘온라인? 오프라인?’이라는 말이 아닌가 싶다. 우선 2학기 대학 강의계획을 올릴 때, 온라인으로 할 것인지 오프라인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섞어서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큰 틀은 대학 당국에서 결정하지만, 세부적 결정은 교수자의 몫이기도 하다. 

 교수자들의 대체적인 성향을 말할라치면, 지난 학기 처음에는 온라인이 번거롭고 귀찮았으나 이제는 온라인을 선호하게 된 분위기다. 대면 수업을 갈망하던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원하는 시간에, 그것도 반복적으로 강의 콘텐츠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 높은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놀라운 적응력!

 대학 강의에서 온라인 오프라인 선택을 해야 했다면, 개인적으로는 한 지방 도시의 시립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시민 대상 독서 세미나 강좌에서도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를 선택해야 했다. 처음 이 도시에서 세미나 강좌를 시작한 것은 2년 전이었다. 시민들과 함께 ‘문학 작품’을 읽고 토론한다는 즐거움에 100㎞가 넘는 길이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가야 하는 꽤 먼 거리였지만 ‘토지’며 ‘태백산맥’이며 ‘혼불’ 등 장편을 함께 읽는다는 즐거움에 주저하지 않았다. 물론 참가 시민들도 직장에 다니는 분도 많아서 저녁 시간 모임이었고, 늦은 시간 귀로에 피곤이 밀려오면 휴게소와 졸음쉼터에서 한두 시간씩 눈을 붙이다 오고는 했다. 

 올해도 봄부터 새로운 장편소설 읽기 세미나를 진행하려고 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개설이 계속 미뤄졌다. 그러다 지난 7월에 너무 미루면 계획한 독서 일정을 소화하기 어려울 것 같아 온라인으로 개강하자고 건의했다. 도서관에서 흔쾌히 허락했다. 오프라인을 예상하고 신청한 몇 분은 온라인 접속의 번거로움 때문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렇게 온라인으로 한 달을 진행하자, 도서관에서 8월부터는 오프라인 모임을 진행할 수 있다고 했다. 

 오프라인 세미나 첫날, 참가 인원의 절반도 참석하지 못했다. 물론 여러 가지 개인적 사정들이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오프라인 참석률이 저조해진 것이다. 그래서 8월 두 번째 주에 온라인으로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물었다. 온라인? 오프라인? 참가자들 다수가 온라인을 선호했다. 당분간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며칠 후 수도권 코로나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했다. 내심 온라인으로 전환한 것이 잘 됐다 싶었다.

 온라인? 오프라인? 사람마다 상황에 따라 호불호가 다르겠지만, 문제는 그 자체가 강의의 수준이나 세미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프라인 강의가 모두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닌 것처럼 온라인 강의도 모두 좋게 평가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오프라인 강의에 충실히 임한 학생과 소홀한 학생이 있었던 것처럼, 온라인에서도 그러했다. 다만, 개인적 느낌이지만 온라인 강좌의 집중도와 성취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생각됐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어느 하나를 고집할 수 없는 세상이라면, 그리고 그 전환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 각각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일 것이다. 

 코로나19가 잠잠해져 오프라인 강의나 세미나가 일상화된다고 하더라도, 얼마든지 온라인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 당장 공휴일 수업을 보강하기 위해, 보강 날짜를 조정하고 강의실 마련을 위해 분주할 필요가 없이 온라인으로 강의 콘텐츠를 제공하면 수월할 것이다. 간간이 찾아오던 인문학 강의, 코로나 때문에 열리지 않는다고 투덜거렸는데, 어느새 온라인 옷을 입고 찾아오기 시작했다. 온라인 세미나의 짧은 휴식 시간에, 자신의 집에서 멋진 기타 연주를 들려준 한 세미나 참가자의 추억도 소중하게 생각된다. 온라인? 오프라인? 처음에는 익숙해지기까지 다소 번거롭지만 익숙해지고 나면, 그 번거로움은 매우 편리한 다채로움으로 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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