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국가안보실장(왼쪽)과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오른쪽)이 22일 오전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회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중 양국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을 조기에 성사시키기로 했다.

시 주석의 조기 방한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를 비롯해 외교·안보 현안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2일 부산에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회담을 하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강 대변인은 "방한 시기 등 구체 사안에 대해서는 외교당국 간 지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며 "중국 측은 ‘한국이 시 주석이 우선적으로 방문할 나라’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위급 대면 소통을 통해 양국 간 교류·협력을 회복하고 활성화해 나가고자 하는 양국 간 의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양측은 회담에서 코로나19 대응 협력, 고위급 교류 등 한중 관심 현안, 한반도 문제와 국제정세 등 폭넓은 주제를 두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아울러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 가속화, RCEP(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연내 서명, 신남방·신북방 정책과 ‘일대일로’의 연계협력 시범사업 발굴, WTO 사무총장 선거 등 다자 분야 협력도 논의됐다.

양측은 올해 한국이 의장국인 한중일 정상회의의 연내 개최 필요성에 대해서도 협의했다.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리커창 총리 방한이 이뤄지면 한중일 3국 관계는 물론, 한중관계의 미래 지향적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다.

양측은 또 한반도 정세를 포함한 지역 및 국제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특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 과정에서 한중 양국 간 전략적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두 사람은 특히 한반도 평화 필요성에 공감해 ‘하노이 노딜’ 후 교착 상태인 남북 관계에서 중국의 역할론에 대한 기대감을 낳게 했다.

그러나 양 정치국원은 예상대로 한국에 부담이 되는 미중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강 대변인은 "양제츠 위원은 최근 미중 관계에 대한 현황과 중국 측 입장을 설명했고, 서훈 실장은 미중 간 공영과 우호 협력 관계가 동북아 및 세계 평화와 번영에 중요함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자세히 밝히지 않았으나 양 정치국원은 미중 갈등 속 홍콩보안법, 남중국해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한국에 최소한 중립적 태도나 중국 지지를 요청했을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다.

강봉석 기자 kb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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