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과 빛, 순기능과 역기능, 편리함과 불편함은 항상 공존할 수밖에 없다. 지난 1월 국내에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며 국민들은 큰 고통과 변화를 겪고 있다. 최근에는 2차 유행이 본격화되며 정부는 사실상 ‘봉쇄’ 조치인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검토 중인 상황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자주 등장하는 말은 ‘거리두기와 비대면, 언택트(Untact), 마스크, 세정제, 손 씻기’ 등이다. 

이 중 언택트란 ‘접촉하다’라는 의미의 콘택트(Contact)에 부정적인 언(Un)을 합성한 것이다.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언택트가 녹아들며 다양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언택트 기술은 보통 기계로 메뉴를 주문하는 키오스크(Kiosk·무인 디지털 단말기)나 가상현실(VR) 쇼핑, 챗봇(chatbot), 드론(Drone) 배송 등 접촉을 최소화하고, 비대면 형태로 제공되는 일종의 무인 서비스를 함축하는 개념이다. 

언택트 시대에는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인 ‘포노사피엔스’ 등장과 데이터 소비를 즐기고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X세대 아빠와 Y세대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Z세대가 그 중심에 서 있다. 언택트의 편리함은 대기 시간이 짧고 처리 시간이 빠르며, 대면하지 않을 수 있는 점 등을 꼽는다. 편리함과 비대면이라는 장점이 언택트 문화의 소비층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10대와 20대는 어쩌면 사람보다 기계를 더 편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 언택트가 주는 불편함과 피로감도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초연결 사회’라고 일컫듯 스마트폰, 태블릿, PC로 언제 어디서나 연결이 가능해지며 편리함 못지 않게 피로감도 생긴다. 또한 1인 가구 증가와 세대 간의 갈등, 특히 비대면으로 이뤄지거나 온라인으로 업무를 볼 수 있는 사회 내 시스템 또한 여기에 한몫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나친 관심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복잡한 도심을 떠나 촌 생활을 즐기며 귀농귀촌하는 인구도 꾸준히 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버린 언택트는 안전함과 편리함, 피로감을 동시에 주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한 ‘불편한 소통과 편안한 단절’, ‘소통으로 인한 편안함과 단절로 인한 피로감’ 사이에서 우리는 순간순간 지혜로운 선택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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