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神)을 만나고 싶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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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神)을 만나고 싶은 아이
최원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 겸임교수
  • 기호일보
  • 승인 2020.08.28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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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 겸임교수
최원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 겸임교수

코로나19 재확산 위기에 이어 홍수와 산사태, 그리고 태풍까지 밀려온 나날들이 참으로 힘겹기만 합니다.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해결되는 것은 없이 피해만 속출하고 있는데도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라는 힘 있는 사람들의 무책임한 소음만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평범한 소시민들은 어디서 위안을 찾아야 할지 난감하기만 합니다.

신(神)을 만나고 싶어 하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과연 신을 만날 수 있었을까요? 만났다면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신이 나타났을까요?

잭 캔필드와 마크 빅터 한센의 책인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에 나오는 이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아이는 신이 사는 곳까지 가려면 먼 여행이 필요하리라는 것을 알고는, 초콜릿과 음료수 여섯 병을 배낭에 챙겨 들고 여행길에 나섰습니다. 사거리를 세 개쯤 지났을 때 길에서 어느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우두커니 비둘기들을 바라보며 공원 벤치에 앉아 있습니다.

아이는 할머니 옆에 가서 가방을 열고는 음료수를 꺼내 마시려다 할머니가 배고파 보인다는 걸 알고는 초콜릿을 건네주었습니다. 할머니는 고맙게 그것을 받아들고 아이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습니다. 할머니의 미소가 너무도 아름다워서 아이는 그 미소를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서 이번에는 음료수를 건네주었습니다. 할머니는 다시 미소를 지었습니다. 아이는 매우 기뻤습니다. 그들은 그날 오후를 그렇게 먹고 마시고 미소 지으며 공원 벤치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들은 그것밖에는 다른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두워지자 아이는 피곤함을 느껴서 귀가하려고 배낭을 챙겨 들고 일어섰습니다. 하지만 몇 걸음 걷다 말고 뒤돌아서서 할머니에게로 달려가 그녀를 꼭 껴안아 주었습니다. 할머니는 아이에게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였습니다.

잠시 후 아이가 집에 오자 엄마는 아들의 얼굴에서 보이는 행복한 표정을 보고 놀라서 "오늘 무엇을 했길래 이렇게 행복해 보이니?"라고 물었습니다.

"오늘 하나님과 함께 점심을 먹었어요. 엄마도 아세요? 하나님은 내가 여태껏 본 것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가졌다고요."

그러는 동안 그 할머니 역시 기쁨으로 빛나는 얼굴을 하고 집에 돌아갔습니다. 그녀의 아들이 그녀의 얼굴에 나타난 평화로운 표정을 보고 "어머니, 오늘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렇게 행복한 표정이세요?"라고 물었습니다.

"나는 오늘 공원에서 하나님과 함께 초콜릿을 먹었단다. 너도 아니? 그분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젊더구나."

아이가 만난 신은 할머니였습니다. 할머니가 만난 신은 아이였습니다. 두 사람 모두 신이었던 겁니다. 너무나도 힘이 겨워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는 신의 도움이라도 받고 싶은 것이 사람들의 마음일 겁니다. 그러나 신은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너’임을 이 사례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안순혜 선생의 「바보 되어주기」에 나오는 예화에서도 감동을 크게 받았습니다.

엄마와 딸이 집에 손님을 초대했습니다. 자녀들과 함께 온 손님들은 자기 자식 자랑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다리를 절며 딸은 엄마의 일을 열심히 도왔습니다. 손님이 모두 돌아간 후 딸이 "나 때문에 창피하셨죠? 공부도 못하고, 다리도 절고 자랑할 게 없어서"라고 하자, 엄마가 빙그레 웃으며 "네겐 예쁜 마음이 있잖니. 다른 아이들은 너보다 더 튼튼한 다리를 갖고 있어도 무거운 음식들은 모두 네가 날랐잖니. 넌 내게 자랑스러운 딸이야"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딸은 엄마를 꼭 안았습니다.

삶이 무척 어렵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다리를 절면서도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해내는 고운 딸처럼 서로에게 위안이 돼주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힘이 들어도 따뜻한 미소를 잃지 않고 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사람에게 선뜻 초콜릿을 건넨 아이의 미덕이 오늘의 위기를 견뎌내는 힘이 돼 줄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신이 돼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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