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 갯벌,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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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 갯벌,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변병설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
  • 기호일보
  • 승인 2020.08.31
  •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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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병설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
변병설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

현재 인천시 중구 영종지구 갯벌 매립을 막기 위해 인천시청 앞 릴레이 1인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자연을 더 이상 훼손하지 말고 자연 그대로 유지해 달라는 시민의 외침이다. 갯벌은 바다와 육지의 점이지대로서 두 생태계의 생물들을 수용하는 생물다양성의 보고이다.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는 서식지로서 무한한 잠재 가치를 지닌 자연자산이다. 

인천녹색연합은 ‘영종도갯벌 흰발농게 조사단’을 구성해 조사한 결과, 영종도 갯벌에 흰발농게가 대규모로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환경부는 도로 개발, 갯벌 매립 등으로 흰발농게 서식지가 급격히 감소해 흰발농게를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했다. 수많은 생물들이 살아가는 보금자리를 무참히 파괴하는 영종2지구 갯벌매립 계획을 백지화하고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들린다. 

영종도 갯벌은 수많은 흰발농게 서식지로서 보전가치가 높다. 이는 지난 2016년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지켜야 할 자연유산’으로 영종도 갯벌을 선정한 까닭일 것이다. 영종도 갯벌은 세계적인 멸종위기 조류의 번식지이자, 휴식처이기도 하다. 저어새와 도요물떼새, 백로 등의 중요한 서식처다. 갯벌매립사업은 생물다양성 확보와 개체군의 지속가능성에 심각한 훼손을 유발할 것이다.

매립으로 인해 영종갯벌이 환경적 영향을 받게 되면 이곳과 연결된 강화 남단 갯벌과 영종도 남단갯벌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갯벌매립사업을 강행하게 된다면 사회적 갈등과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여러 지역에서는 생물다양성 증진과 습지의 가치를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안산 대부도 갯벌을 흰발농게 주요 서식지로 2017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으며, 2019년 변산반도 국립공원도 흰발농게 서식지로 확인돼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도 습지의 가치를 인정해 보호에 진력하고 있다. 독일은 대부분의 갯벌을 국립공원으로 지정·관리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1993년 바덴해 규약을 제정해 갯벌을 보호하고 있다. 바덴해를 보호하기 위해 이 지역을 파괴하고 손상시키는 행위를 철저히 막고 있다. 미국은 연안관리법을 기본으로 연안자원 보호재단을 설립해 기금을 마련, 중요한 습지를 매입해 보호하고 있다. 캐나다는 습지총량제라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습지에 대해 람사르 습지로 지정해 관리하거나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관리하고 있다. 

선진국이 이처럼 갯벌을 보호하는 이유는 갯벌이 지니는 다양한 기능을 고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갯벌은 바다의 생물과 철새의 보금자리이고 각종 해양오염물질을 정화하는 기능도 있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 시민에게 해방감을 주는 경관자원이기도 하다. 지금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갯벌을 매립해 얻게 되는 단기적 이익과 갯벌이 시민에게 지속적으로 주는 혜택을 잘 따져봐야 한다. 단기적인 이익보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장기적 혜택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장의 개발이익만 생각하지 말고 미래가치를 고려하는 것이다. 현 세대가 미래 우리 후손들이 누려야 할 자연의 혜택을 빼앗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 천혜의 바다를 매립하는 것은 지금의 시대정신에 어긋난다. 자연을 보전하려는 ‘한국판 그린뉴딜’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생명이 살아있는 갯벌을 보전하는 것은 이 시대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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