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립미술관 ‘내 나니 여자라,’전시회에서 선보이는 이미래 작가의 ‘히스테리, 엘레강스, 카타르시스: 섬들(2020)’. <수원시립미술관 제공>
수원시립미술관은 오는 11월 29일까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개관 5주년 기념전 ‘내 나니 여자라,’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조선 22대 임금인 정조의 어머니이자 사도세자의 비(妃)였던 혜경궁 홍씨의 자전적 회고록인 「한중록」을 매개로 올해 미술관의 기관의제인 ‘여성’에 대한 동시대적이고 다양한 정서를 들여다본다.

전시 제목 ‘내 나니 여자라,’는 「한중록」에서 발췌한 구절이다. 한중록에는 혜경궁 홍씨가 태어나기 전 태몽에 흑룡(黑龍)이 나와 사내아이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출생 이후 여성으로 성별이 확인되자 실망감과 함께 ‘태어나 보니 여자더라’고 회한을 내뱉는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는 당시 여성들이 처한 불합리와 불평등을 보여 주는 것으로, 이를 비유하기 위해 이번 기념전 제목인 ‘내 나니 여자라,’에 반영됐다. 여기에 문장부호 반점(,)은 고정된 여성성에 대한 전복을 통해 여성의 무한한 가능성과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려는 의미를 담았다.

기념전에는 13인 작가가 선보이는 회화, 설치, 미디어 등 총 48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1부 내 나니 여자라,’, ‘2부 피를 울어 이리 기록하나,’, ‘3부 나 아니면 또 누가,’ 총 3개 섹션으로 나뉘어 여성이라는 존재와 정체성 그리고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을 제안한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