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대폭 강화되면서 각종 사업에 대한 주민설명회 개최를 놓고 인천시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사업 차질은 물론 주민 반발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8일 시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사회적 거리 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이후 예정돼 있었던 주민설명회를 비대면으로 전환해 진행 중이다.

시는 지난 7일 ‘서울도시철도 7호선 청라국제도시 연장사업 기본계획 변경(안) 공청회 및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람’을 발표하고, 오는 23일 공청회 및 비대면 주민설명회 개최 공고를 게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주제 발표자와 토론자 등 5명 정도가 참여하고, 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한다.

시는 앞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참여자를 1단계 32명, 2단계 13명, 3단계는 유튜브 생방송으로만 진행하는 등의 기준을 마련했다.

동인천역 주변 재정비촉진지구 관련 공청회도 오는 18일 동구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비대면으로 개최된다. 시 유튜브 채널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관련 질문과 의견은 유튜브 댓글 혹은 서면으로 19일부터 29일까지 접수한 후 시가 답변할 예정이다.

시는 전문가 및 주민들의 의견 청취를 위해 소수의 주민대표를 초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첨예한 설명회는 아예 취소되기도 했다.

시는 지난달 20일 오후 3시 연수구 선학체육관에서 ‘남촌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 관련 2차 합동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가 격상되면서 설명회를 하루 앞두고 취소했다.

해당 사업은 남촌산단 부지 인근 주민들이 산업단지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배출돼 주민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시는 이 같은 점을 고려했을 때 설명회에 많은 주민이 몰릴 가능성이 높고, 온라인 창구를 이용한 비대면 설명회는 주민 의견을 실시간으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취소했다.

이를 두고 남촌산단 인근 주민들은 시가 제대로 된 공지 없이 일방적으로 주민설명회를 취소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예정됐던 다른 사업 설명회처럼 비대면으로 우선 진행하거나 최소한 확실한 개최 날짜를 공지해 주길 요구하고 있다.

라진규 남촌산단 반대 주민대책위 공동대표는 "1차 설명회에 문제가 있어서 시가 다시 개최하기로 한 설명회인데 코로나19로 인한 연기도 아니고 갑자기 취소 공고를 내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온라인 설명회는 주민들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듣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으며, 주민대표만 초청해 소규모로 진행하는 방안은 주민들 사이에서 형평성 논란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하지 못하다고 판단했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면 2차 주민설명회 관련 공지를 다시 하고, 그 전까지는 사업 추진을 중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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