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단속에도 불구하고 경기도내 일부 하천·계곡에서는 불법 영업행위가 자행돼 왔다. 일부 업자들은 불법 시설물 설치는 물론 터무니없는 음식값과 자릿세를 요구하는 바가지 영업행위로 폭리를 취해 왔다. 심지어 하천의 유수 흐름을 막는 시설로 인해 여름철 집중호우 시 수해를 키우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올해 경기도가 대대적인 철거에 돌입한 결과, 불법의 온상이었던 하천·계곡이 ‘청정 하천·계곡’으로 복원됐다.

자연 그대로 돌아간 하천과 계곡이 어떻게 복원됐는지 과정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포천 백운계곡 불법건축물이 철거된 가운데 형형색색 파라솔을 펼치고 물놀이를 즐기는 시민들.
포천 백운계곡 불법건축물이 철거된 가운데 형형색색 파라솔을 펼치고 물놀이를 즐기는 시민들.

# 수십 년 유예한 하천·계곡 불법행위 근절 나선 경기도 

전국적으로 계곡 내 불법 시설을 이용한 상행위를 근절해 달라는 국민적 요구가 증대된 시점에서 ‘공정한 세상’을 지향하는 경기도가 칼을 빼 들었다.

도는 지난해 8월 말 계곡 내 불법행위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도민 87%가 하천·계곡 불법행위가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결과를 도출했다. 또 도민 90%는 불법행위가 근절되면 하천·계곡 환경이 지금보다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도는 곧바로 도내 31개 시·군 하천·계곡 내 불법 시설 전수조사 및 철거를 강력히 추진했다. 마음만 먹으면 불법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여지를 두는 ‘봐주기 식’이 아닌 ‘완전한 철거’를 계획했다.

평상이 설치되는 바닥은 물론 천막 고정용 기둥 및 방갈로, 불법 건축물, 교량 등 모든 불법 시설물을 철거 대상으로 설정했다. 또 적발된 불법 시설은 이행강제금 부과와 행정대집행을 벌이고, 고발 조치도 동시에 진행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해 양주시 하천·계곡 현장 간담회에서 "계곡 방문을 회피해 국내 관광이 위축되는 점을 개선하고 합의한 규칙을 지키기 위해선 하천·계곡 정비가 필요하다"며 "매년 계고장만 보내며 사실상 수십 년을 유예해 준 불법 시설물들에 대한 정비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불법시설물을 없앤 파주 문산천.
불법시설물을 없앤 파주 문산천.

# 대대적인 시설 철거, 재발 방지 대책 마련도 일사천리

도는 올 7월 기준 도내 25개 지자체에 위치한 198개 하천·계곡에서 불법 영업행위로 적발된 업소 1천557곳 가운데 1천460곳을 완전 철거했다. 적발 시설물도 1만1천551개 중 1만1천383개를 없앴다. 유형별로는 교량·건축물 등 고정형 시설 3천116개, 평상과 방갈로 등 비고정형 시설 8천267개이다.

이와 함께 올해 소하천 불법행위 벌칙 강화와 행정대집행 특례 도입을 위한 ‘소하천정비법 개정안’까지 입법예고했다. 

도내 9개 시·군에서 불법 감시와 하천 정비를 위한 하천계곡지킴이를 채용하고,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 및 단속권한 확대를 위해 하천 불법 점용 벌칙을 강화했다. 특히 특별사법경찰 직무 범위를 확대하는 등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해 지속적인 단속 방안도 수립했다.

동두천시 관내 계곡 불법행위 점검.
동두천시 관내 계곡 불법행위 점검.

# 불법 철거 지역 상생 방안 모색

도는 불법 영업행위 근절을 위해 철거를 강행했지만, 당장 생계가 막막한 영업 당사자들에 대한 상생 방안도 병행 추진 중이다. 우선 50억 원을 투입해 불법 시설 철거 지역을 정비하고, 주민 진출입 시설을 설치해 관광객 유치를 꾀한다. 

또 620억 원을 투입해 청정계곡 복원지역 생활SOC 시설을 지원하고, 해당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소상공인 및 마을공동체 지원과 문화관광 콘텐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특히 특별조정교부금 340억 원을 들여 청정계곡 복원지역 생활SOC 공모를 진행해 가평·양주·포천 등 3개 지역을 우선 시범정비사업 지역으로, 고양과 남양주·여주·용인 등을 신속정비사업 지역으로 선정해 정비를 벌이고 있다.

가평군 경기도 아름다운 계곡만들기 행사.
가평군 경기도 아름다운 계곡만들기 행사.

가평군 가평천, 양주시 석현천·장군천, 포천시 백운계곡 등에서 시범 정비사업을 진행한다. 가평천에는 사업비 99억 원을 투입해 내년까지 제방개수공사와 경관쉼터 등을 만들어 생태하천을 조성한다. 

또 내년 10월까지 사업비 60억 원을 들여 석현천·장군천에 진입계단과 주차장, 수변산책로 등을 만든다. 백운계곡에는 100억 원을 투입, 2022년까지 친수공간과 쉼터, 공동판매장 등을 조성하는 ‘천혜의 명소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고양시 창릉천, 용인시 장투리천, 남양주시 청학수변공원, 광주시 남한산성 계곡, 의왕시 청계천, 여주시 주록천, 동두천시 탑동계곡, 가평군 어비계곡 및 조종천, 연천군 아미천 등 신속정비사업 대상지에는 이르면 올해 안에, 늦으면 2022년까지 각각 8억 원에서 117억 원까지를 투입해 테마가 있는 생태하천·계곡으로 탈바꿈시킨다.

도 관계자는 "불법행위 재발 방지를 위한 감시를 강화하면서도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지역상권 활성화를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김상현 기자 ksh@kihoilbo.co.kr

사진=<경기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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