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2019시즌 KBO리그에서 압도적 투수력으로 팀 평균자책점 3.48,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원투펀치’ 김광현(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앙헬 산체스(현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34승을 합작했다. 헨리 소사(현 푸방 가디언스), 박종훈, 문승원 등 나머지 선발투수들도 1·2선발급 활약으로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탄탄한 불펜진을 이끈 하재훈은 36세이브로 세이브왕을 차지했고 서진용은 33홀드, 김태훈은 27홀드, 정영일은 8홀드를 챙겼다.

그러나 SK의 투수력은 1년 만에 바닥으로 추락했다. 9일까지의 팀 평균자책점은 5.89, 10개 구단 중 최하위로 리그 평균자책점(4.82)보다 1점 이상 높다.

SK는 지난 9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무려 볼넷 16개를 내줬다. KBO리그 사상 한 경기 최다 볼넷 기록만으로 암담한 현실을 보여 준다.

SK는 9월 이후 8경기 중 5경기에서 10점 이상을 허용했고, 최근 3경기에선 39점을 내줬다. 이달 팀 평균자책점은 9.98, 팀 평균 피안타율은 0.326다. 자연히 2000년 7월 이후 약 20년 만에 팀 역대 최다 연패 타이기록을 썼다.

SK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김광현과 산체스의 이탈을 메우기 위해 최고 수준의 외국인 투수를 영입해야 했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닉 킹엄은 정규시즌 두 경기 출전 뒤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고 회복을 기다리다 7월에야 방출했다. 좋은 구위를 가진 로베르토 핀토는 불 같은 성격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부진해 4승12패, 평균자책점 6.93으로 정규이닝을 채운 24명의 투수 중 평균자책점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SK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두 선수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었다. 킹엄은 구속이 올라오지 않았고, 핀토는 연습경기 때부터 자멸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신속히 대처하지 않았고, 코로나19 확산 문제까지 겹쳐 교체 기회를 잡지 못했다.

불펜 붕괴 위험도 인지하고 있었다. SK는 하재훈이 지난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한데다 투구 폼이 딱딱해 부상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투구 폼 수정을 유도하기는 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직구 구속이 크게 떨어져 1승1패 4세이브 6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7.62를 기록한 뒤 2군으로 내려갔다.

지난 시즌 데뷔 후 최다 68이닝을 소화했던 서진용은 개막 직전까지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시즌 평균자책점은 4.94로 크게 뛰었다. 김태훈도 지난 시즌 개인 역대 최다 71경기에 출전한 여파인지 팔꿈치가 탈이 나 수술대에 올랐다. 그는 수술 후 김광현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선발로 보직을 변경했지만 직구 구속 문제를 드러냈다. 다시 불펜으로 복귀한 뒤에도 본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면서 평균자책점은 6.37이 됐다.

SK는 비시즌 2차 드래프트로 베테랑 불펜 투수 김세현을 영입했고 시즌 중 핵심 외야수 노수광을 한화에 내주며 이태양을 영입했지만, 두 선수 모두 7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마운드 앞문과 뒷문 모두 헐거운데다, 염경엽 감독의 시즌아웃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SK가 반전 기회를 잡아야 할 시간은 점점 흘러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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