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면역 항암치료를 받은 간암 환자들의 암 성장 속도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현상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면역 항암치료를 받은 후 간암 급성진행 원인을 밝혀낸 분당차병원 연구팀.
15일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에 따르면 암센터 전홍재·김찬·강버들(혈액종양내과)·김대중(영상의학과)교수팀은 면역 항암치료를 받은 후 간암에서 진행되는 암 급성 진행의 원인을 규명했다.

이들 교수팀은 189명 간암 환자들의 암 성장 속도를 분석해 10명 중 1명의 비율로 급성 진행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 환자들은 면역 항암제 치료 후 간암의 증식 속도가 4배 이상 가속화되면서 후속 치료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사망에 이를 정도로 나쁜 예후를 보였다. 생존 기간도 59일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급성 진행은 호중구·림프구 비율이 높은 간암 환자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해당 환자들에게 면역 항암제 투여 시 피검사 등 세심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호중구·림프구 비율은 혈액검사만으로 쉽게 알아낼 수 있어 향후 간암 면역 항암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병원 측은 보고 있다.

전홍재 암센터장은 "간암의 경우 급성 진행의 빈도 및 임상적 특징에 대한 연구가 전무한 상황에서 간암 면역 항암치료 투여 시 세심한 선별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것을 규명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일반 혈액검사만으로 암의 급성 진행 현상을 예측할 수 있게 된 만큼 간암 환자의 면역 항암치료에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간암 분야 세계 최고 의학저널인 ‘저널 오브 헤파톨로지(IF 20.582)’ 최신 호에 게재됐다.

국내 면역 항암치료의 최고 권위자인 전홍재·김찬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신진연구, 중견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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