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유·초·중·고 학생들의 등교가 재개된 21일 수원시 영통구 원일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잘 지냈니? 아직 ‘자가진단’ 안 했으면 하고 들어가."

지난달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등교수업이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된 지 27일 만이자 2학기 시작 후 첫 등교가 이뤄진 21일 오전 8시 40분께 수도권 등교 인원 3분의 1 제한으로 3학년 학생 90여 명만 등교한 안양 인덕원중학교 교문 앞에서는 교사들이 오랜만에 등교하는 학생들을 향해 환영의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본관 현관까지 향하는 길에는 또 다른 교사들이 ‘2m 간격 유지, 우측통행’이라고 적힌 팻말을 든 채 학생들의 등교를 반겼고, 교사들에게 밝은 목소리로 인사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는 활기가 넘쳤다.

중앙현관에 도착한 학생들은 발열 체크를 한 뒤 각자의 교실로 향했지만, 교실 앞에서 또다시 소독티슈 또는 손 소독제를 이용해 손을 소독한 뒤에야 교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수원 원일초등학교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전교생 592명 가운데 1·3·5학년 학생 중 짝수 번호에 해당하는 150여 명만 출석한 이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방역마스크와 위생장갑 등을 착용한 채 등교 지도를 했고, 체온 측정도 중앙현관 밖과 안에서 비접촉 온도계와 열화상카메라를 이용해 2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각 층별 복도에도 교사들이 배치돼 학생들의 거리 두기를 지도했고, 교실에는 지그재그로 놓인 각 책상마다 투명 칸막이가 설치돼 있었다.

특히 학교 측은 자체 방역수칙을 통해 학년별 등교시간과 급식시간을 분산해 학생 간 접촉을 최소화시킨 모습이었다.

그러나 모처럼 만의 등교를 바라보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언제 또다시 등교수업이 중단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들은 "더 이상의 전면 원격수업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인덕원중 3학년 이혜서 양은 "중학교 시절의 마지막 기간인데 코로나19로 인해 친구들과 추억을 쌓지도 못한 채 집 안에만 있어야 해 답답했다"며 "특히 원격수업을 듣는 동안 학습 태도를 지도해 주는 어른이 없어 집중하기 어려웠는데, 또다시 등교수업이 중단된다면 학습 습관이 깨질 것 같아 걱정이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한승훈 인덕원중 교장은 "2학기에는 실시간 수업과 과제형 수업을 병행했던 1학기와 달리 전면 실시간 수업을 진행 중인데, 원격수업은 학생이 자발적·능동적 태도로 참여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며 "학생들의 얼굴을 보고 지도가 이뤄져야 하는데 모든 학생이 얼굴 화면을 켜도록 강제할 수도 없어 교사들이 일일이 수업 태도를 바로잡아 주기도 어려운 환경으로, 더 이상의 전면적 원격수업 실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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