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일 인천계양소방서 예방안전과장
김병일 인천계양소방서 예방안전과장

"무언가 터지는 듯한 소리를 듣고 연기를 보자마자 생각할 겨를도 없이 소화기부터 찾았어요." 지난달 19일 인천시 계양구의 한 공동주택 에어컨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거주자가 가정 내에 비치해둔 소화기로 초기 소화를 한 뒤 진술한 내용이다. 그렇다면 주택에 소화기만 설치하면 모든 안전장치를 갖췄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한 가지 더 중요한 시설이 있다. 바로 단독경보형감지기다. 

지난 5월 15일 인천시 계양구의 한 주택에서 집주인이 외출한 사이 음식물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으나, 단독경보형감지기의 경보음 소리를 들은 인근 주민이 119에 신고해 대형 화재 확산을 막은 사례도 있다.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가정 내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는 안전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된다. 단독경보형감지기는 화재 시 연기를 감지해 경보음을 울려 화재를 알려주는 시설로, 사람이 인지하지 못한 작은 화재도 감지기가 연기를 인지하고 화재사실을 알려 인명피해 저감에 큰 도움이 되는 소방시설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 1978년부터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해 지난 2010년 기준 보급률이 96%로 주택 화재 사망자를 56% 이상 감소시켰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7년 2월 5일부터 소방시설법 제8조가 시행되면서 모든 주택(아파트, 기숙사 제외)에 소방시설을 설치하도록 의무화했지만 미설치 대상에 대한 벌칙 조항이 없고 시민들의 관심도가 적어 설치율이 저조한 실정이다. 

인천계양소방서 예방안전과는 주택용 소방시설 보급을 통해 주택 화재의 피해를 줄이고 시민들의 관심도 제고를 위해 인천시 희망일자리사업 추진과 연계한 주택용 소방시설 전수조사와 함께 계양구 및 재가노인 지원 서비스와 연계한 보급 등 특수 시책을 마련해 주택화재 피해 저감에 힘쓰고 있다. 행복을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처럼 추석 연휴 고향을 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주택용 소방시설을 나누며 추석 연휴를 보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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