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현주 인천시 정부지원어린이집연합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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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현주 인천시 정부지원어린이집연합회장 인터뷰
저소득층 아동 자립 도울 '천사운동' 지역사회 나눔 불지펴요
  • 홍봄 기자
  • 승인 2020.10.08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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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아동을 위해 인천의 어린이집 교직원, 부모들이 함께 마음을 모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천사캠페인을 시작으로 우리가 교육현장에 있는 한 지속적인 나눔을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현행 아동복지법은 보호 대상 아동의 나이가 만 18세가 되면 아동의 보호조치를 종료하거나 시설에서 퇴소하도록 한다. 상대적으로 이른 나이에 자립 시기를 맞다 보니 준비가 미처 되지 않은 보호 종료 아동은 사회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거나 생활비 마련과 학업 병행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적어도 인천의 아동들은 자립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지역사회가 손을 잡았다. 인천시와 정부지원어린이집연합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본부, 인천시의회, 기호일보가 아동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천사(1004)캠페인’을 통해 뜻을 모은 것이다. 

인천 아동들을 위해 선뜻 힘을 보탠 허현주(59)인천시정부지원어린이집연합회 회장에게서 이번 캠페인의 의미와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인천 아동 자립 지원 천사캠페인은 디딤씨앗통장 제도를 통해 보호 종료 아동이 자립지원금을 쌓아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이다.

2007년부터 시작된 디딤씨앗통장 사업은 아동 또는 보호자 및 후원자가 매월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일대일 매칭 지원으로 같은 금액을 적립해 준다. 현재 매칭금액은 월 최대 4만 원까지 지원된다. 이렇게 모인 적립금은 아동이 만 18세 이후 자립할 때 자립지원금으로 사용된다.

인천에도 기초생활수급가구(생계·의료급여) 만 12∼17세 아동과 만 18세 미만 아동복지시설·가정위탁 보호아동 및 장애인 생활시설 입소 아동 등 사업 대상이 되는 아동 5천977명이 있다. 문제는 그 중 1천여 명이 당장의 생계 문제 등으로 저축을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시설아동의 저축률이 74.6%인 것에 반해 기초수급가구의 저축률은 55.4%(2019년 진선미 의원 국감 자료)로 저조하다.

천사캠페인은 자립지원금을 쌓기 어려운 1천여 명의 아동을 위해 1천4명의 후원자를 모집하는 것이 목표다. 정부지원어린이집 교직원이나 원아 가정에서 월 1만 원을 후원하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1만 원을 매칭해 지원한다. 여기에 시가 2만 원을 추가 매칭해 총 4만 원을 디딤씨앗통장에 적립하게 된다. 후원이 시작돼야 매칭까지 이뤄지기 때문에 그만큼 직접 후원을 하거나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후원 신청을 받아야 하는 연합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허 회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부지원어린이집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보육을 하고 있는 만큼 사회에 기여하는 것도 하나의 역할이라 생각하고 캠페인에 동참하기로 했다"며 "공보육의 기본 핵심은 안정된 보육, 행복한 보육이지만 이를 공유할 수 있는 원장과 교사, 부모님들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1천4명이라는 목적이 있으니 이번 캠페인에 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눔의 취지를 알리고 후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방법으로는 10월 한 달 동안 나눔 실천 그림그리기 대회를 진행한다. 

연합회 소속 320개의 국공립어린이집, 직장어린이집, 법인어린이집 등에서 5∼7세 원아들을 대상으로 ‘나눔 실천’을 주제로 한 미술대회를 연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로 만든 ‘뽀로로 나누머교재’로 나눔교육을 하고, 이후 가정에서 그림그리기 키트에 그림을 그려 제출하게 된다. 원아들이 그린 그림은 취합 후 심사해 인천시장상, 인천시의장상을 비롯한 다양한 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또한 가정으로 보내는 그림그리기 키트에는 인천 아동 자립 지원 천사캠페인 홍보와 후원신청서가 포함돼 원하는 학부모들은 자녀와 함께 후원에 참여할 수 있다. 연합회는 보다 많은 가정에서 후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립 지원의 필요성과 취지를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허 회장은 "교직원과 학부모들의 나눔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마음을 움직이고 이끌어 내는 게 중요하다"며 "취지에 공감해서 첫 가입이 이뤄지면 지속적인 후원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캠페인에 책임감을 크게 느끼고 있는 만큼 코로나19로 인해 보다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지 못하는 점은 아쉬움이 크다. 연합회 소속 10개 군·구지회를 모두 만나 캠페인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었지만 만남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다. 다행히 미추홀구와 계양구지회는 코로나19가 재확산되기 전인 5월께 만나 사업 설명이 이뤄졌다. 

홍보활동에 제약이 생기자 연합회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사업 내용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찍어 연합회 소속 원장들과 교직원에게 배포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어린이집을 일일이 방문해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허 회장은 "올 초부터 캠페인을 시작하려 했는데 연합회 회원들을 못 만나니 아쉬운 마음"이라며 "교직원들의 참여는 물론 부모님도 동참하실 수 있도록 교사들이 잘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동영상을 제작하고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인지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아동 자립 지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전체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힐링 콘서트에서부터 자립 지원에 동참하자는 목소리가 모였다. 올해 초부터 시작하려던 캠페인이 코로나19로 늦어지자 5월에는 국공립어린이집 회원들과 당장 지원이 시급한 아동들을 대상으로 도시락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캠페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평소 나눔활동에 관심 있었던 교직원들은 후원을 약정하기도 하고, 특히 인천 아동들을 지원하는 사업이니 특별히 참여해야겠다는 구성원들이 많다. 교직원들의 노력에 학부모들도 후원을 약정하기 시작했다.

허 회장은 "교직원들에게 부담이 될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후원 약정을 하면서 ‘나눔에 동참할 수 있다는 사실에 힐링이 된다’고 말하는 교사도 있었다"며 "코로나19로 모두가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는데 정부지원어린이집으로서 작은 일이라도 함께 하자는 마음들이 모였다"고 말했다. 또 "그림그리기 대회를 시작한 어린이집에서는 벌써 자녀의 이름으로 후원신청서를 낸 학부모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캠페인은 올해 마무리되지만 연합회에서는 인천 아동들의 자립 지원을 위한 후속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허 회장은 "천사캠페인을 기회로 연합회 회원들이 자립 지원의 필요성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하는 다른 사업들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됐다"며 "캠페인이 끝나더라도 아동들에 대한 지원이 잘 되고 있는지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나눔활동을 지속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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