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개인과 집단이 가진 ‘다양한 입장’이 존재하게 된다. 입장은 어떤 관점의 바탕을 이루는 기본 테두리의 생각이란 의미로, 이해관계나 유·불리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도출해 낸 최종 의견이라 할 수 있다. 여러 의견과 주장이 모여 정리된 하나의 입장이 되기도 하고, 또는 엇갈린 의견과 주장들이 모여 갈등과 불통 속에 합의를 이뤄내지 못한 입장이 되기도 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중심적일 수밖에 없다. 이 점을 꼭 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다. 신생아도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울며 엄마를 찾고 우유를 먹어야 하는 자신만의 입장이 있다. 이성을 선택하거나 헤어지는 경우에도 다양한 입장들이 존재한다. 외모와 성격, 경제력 등 자신이 선호하며 유리한 입장이 있는 것이다. 또 살아가다 보면 ‘온도차이가 난다’라는 말을 쓰곤 한다. 

환절기에 아침과 저녁, 밤과 낮의 날씨나 기온이 다르다는 의미로 쓰여지기는 하지만 우리는 종종 상대방과 의견이 다르거나 생각이 맞지 않을 때 ‘온도 차이가 있네’라고 표현한다. ‘입장과 온도 차이’라는 것은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어려움을 줄이고 좀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해 자기중심적 사고와 의견을 제시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지나친 이기심과 개인주의는 종종 상대방을 힘들게 한다. 

반대로 지나친 배려와 이타심은 스스로를 힘들고 상처받게 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이기심과 이타심이 함께 존재한다. 따라서 한쪽으로 넘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종교에서 이야기하는 ‘수행자’처럼 자신을 내려놓고 평안과 깨달음을 얻기 위한 구도자의 삶도 의미 있지만 일상 생활에서 평상시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해하며 맞춰 가는 것 자체가 ‘수행(修行)’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지 않고 다른 사람 마음에 맞춰 포기하고 절제하고 배려하는 것, 그 자체가 ‘수행’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어도 상대를 비난하지 않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것 또한 ‘수행’이라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 등으로 안팎으로 힘든 상황이다. 상황에 따라 각자의 처한 입장도 다르고 온도 차이도 나지만 힘들수록 이기주의, 무시, 배신 등 결핍의 마음보다 존중, 배려, 사랑 등 따뜻한 마음이 더욱 필요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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