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7년간 인천에서 공공택지를 6조 원 넘게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대규모 공공택지 매각이 인천 등 수도권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주택 부족 현상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1일 소병훈 의원실과 LH 등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까지 LH가 임대주택 및 공공분양 용도의 공공택지를 민간건설사에 매각한 면적은 총 282만5천㎡로 매각대금은 6조4천484억 원이다.

LH의 인천지역 공공택지 매각은 최근 5년 동안 크게 늘었다. 공공주택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총 77만6천317㎡를 매각해 약 1조3천825억 원(27.2%)의 대금으로 회수한 데 반해 2016년부터 올해까지는 이보다 3배가량인 총 204만9천㎡의 용지를 매각해 5조658억 원(72.8%)을 벌어들였다. 검단 등 서구지역 신도시 내 공공택지 판매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인천의 집값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9월 인천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는 전달보다 0.21% 올라 상승 폭도 8월(0.19%)보다 커졌다. 전세금은 매매보다 더 올랐다. 9월 전셋값은 0.52% 올라 8월(0.17%)보다 확대됐다. 송도는 3.3㎡당 2천만 원, 부평도 3.3㎡당 1천600만 원이 넘는 분양가를 기록하는 등 2배가량 집값이 오르며 최근 5년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소병훈(민·광주갑)국회의원은 "세금으로 조성한 공공택지는 국민의 주거 안정과 주거 수준 향상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데, LH는 공공택지 조성과 직접 개발을 모두 포기하고 민간건설사에 공공택지를 무분별하게 매각해 현재 주택 공급 부족으로 인한 집값 상승과 국민의 주거 불안을 초래한 책임이 있다"며 "LH가 과오를 반성하고 3기 신도시 계획으로 조성된 공공택지를 직접 개발해 주거비 부담 없는 공공분양주택과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창흠 LH 사장은 국정감사에서 "공사 재무 부담 완화와 정책사업 재투자를 위해 일정 수준의 민간 매각은 불가피하다"며 "LH는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에서 전체 건설호수의 50% 이상을 직접 시행해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