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가 14일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에서 정보공개청구 신청서와 항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가 14일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에서 정보공개청구 신청서와 항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시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 유족이 당시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 탑승한 동료 9명의 진술조서를 정보공개 청구했다.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A(47)씨의 형 이래진(55)씨는 14일 해양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가 난 지 24일째인데도 수사당국은 여전히 갈팡질팡하고 있어 국민들에게 혼란만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동생의 당시 상황을 나름대로 재구성했다"며 "동생이 북한군에 체포돼 (해상에서)이끌려 다닌 시간에 이미 익사했거나 심정지 상태가 됐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해경의 수색 성과에 대해서 "연평도 주변 조류를 그렇게 잘 파악한다면서 왜 아직 동생을 못 찾고 있느냐"며 "동생의 피격사건 이후 해경의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니 더는 믿기가 어려워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좌고우면보다 모든 정황을 냉철하게 판단해 조속히 종결해 달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후 이 씨는 해양경찰이 A씨를 월북으로 단정한 것에 대해 항의하고,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선원 9명의 진술조서를 해경에 요구하는 정보공개를 접수했다.

이 씨는 해수부가 국민의힘 이양수(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공개한 후 "문서에는 조류도 강하고 부유물과 구명동의를 입고 북쪽으로 헤엄쳐 갈 수 없다"며 "평소 북한에 대해 말한 적도 없고, 월북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생 실종 당시 수색 세력 증가를 요구했으나 이제 와서 늘리는 것이 무슨 행동인지 모르겠다"며 "무궁화 10호 선원들의 진술을 공개해 대통령의 편지대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이 자리에서 전날 등기로 받은 A4용지 한 장 분량의 문재인 대통령 답장 전문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 전문에는 ‘아버지에 대한 존경의 마음과 안타까움이 너무나 절절히 배어 있어 읽는 내내 가슴이 저렸다. 진실이 밝혀져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었다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한마음을 가지고 있다.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내가 직접 챙기겠다는 것을 약속한다. 해경의 조사와 수색 결과를 기다려 주길 부탁한다’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박승준 기자 sjpar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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