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으면서 직업의 다양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청소년들의 장래희망도 ‘교사’와 ‘과학자’ 등 천편일률적이던 과거와 다르게 변화한다.

 올 3월 경기도교육연구원이 발표한 도내 초·중·고교생들의 진로의식 실태를 분석한 ‘2019 학생 꿈 조사 결과 보고’에 따르면 학생들이 뽑은 가장 되고 싶거나 관심 있는 직업은 작가와 작곡가, 만화가 등 ‘음악·미술문화 분야 직업’이 28.2%로 가장 높았다. 디자이너와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 ‘미용·패션 분야 직업(24.7%)’과 감독·배우·기자 등 ‘영화·연극·방송 분야 직업(24.2%)’ 등을 희망하는 학생도 많았다.

 이처럼 다양한 꿈을 꾸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공교육에서의 지원도 반드시 필요하다.

 1969년 영북농업고등학교로 개교한 뒤 영북실업고등학교와 영북종합고등학교 등의 교명 변경을 거친 포천 영북고등학교는 지난 50여 년간 사회에 필요한 인재 양성은 물론 학생들이 꿈꾸는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편집자 주>

드론과 학생들이 드론 비행 실습 교육을 받고 있다.
드론과 학생들이 드론 비행 실습 교육을 받고 있다.

 # 취업 맞춤형 인재 양성의 요람

‘바른 인성으로 꿈을 향해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비전으로 운영 중인 영북고는  매년 전체 취업률 70%, 부사관 임관율 80%를 달성하는 등 경기도내 직업계고등학교 가운데 취업률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다른 학교와 차별화된 학과 구성과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이 있다.

영북고는 2013년 종합고에서 특성화고로 전환할 당시 소위 농촌지역의 소규모 학교로, 지역 인구 감소와 노령화 여파로 해마다 신입생 지원율이 줄어들면서 존폐 위기에 놓였었다. 하지만 학교 인근에 2개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군사지역 특성을 살려 2014년 ‘부사관과’ 2개 학급을 개설하는 등 변화된 시대 흐름에 발맞춘 학과 신설·구성으로 이 같은 위기를 극복했다.

올해는 ‘경영정보과’를 ‘드론과’로 재개편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기술인재 양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부사관과’는 정규 수업은 물론 부사관 임관에 필요한 이론과 체력, 면접 프로그램 운영과 함께 학생들의 현장 체험활동의 일환으로 인근 보병사단 및 기갑여단과의 협력을 통해 2박 3일간의 병영 체험을 진행하는 등 맞춤형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학교 인근 부대에서 병영체험을 하고 있는 포천 영북고 부사관과 학생들.
학교 인근 부대에서 병영체험을 하고 있는 포천 영북고 부사관과 학생들.

학생들은 병영 체험이라는 현장실습을 통해 예비 부사관으로서 군인의 기본훈련과 전술훈련을 배우는 한편, 특강을 통해 직업군인으로 진로를 결정하는 예비사회화 과정을 체험한다. 매년 11월에는 부사관으로 임관한 동문들이 모교를 방문하는 ‘홈커밍데이’를 통해 재학생 후배들과 하루를 보내면서 후배들에게 취업의지를 북돋는 멘토 활동과 동아리 활동을 펼친다.

이 같은 학과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통해 2020년 육군 부사관 선발 시험에서 38명의 영북고 학생이 ‘임관 시 장기복무 부사관(특임보병)’에 지원해 20명이 합격의 기쁨을 누렸다.

‘드론과’는 2020년 경기도 최초로 학과 개편을 통해 첫 신입생을 모집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실습실과 고성능 드론기기 등 교육 제반시설과 교육과정을 갖추고 있다.

특히 드론 전문교육기관인 ‘영북고등학교 항공교육원’을 설립해 ▶드론 전문교관 초빙 ▶학생 눈높이에 맞는 드론 관련 교육자료 자체 제작 등 학생들의 드론조종자격증 취득을 지원하는 한편, 지역주민 및 기관 대상 드론 조종교육 등을 펼치며 산학협력 방안을 마련했다.

이 밖에도 드론기술과 스포츠가 결합한 4차 산업 시대의 IT 스포츠인 ‘드론 축구팀’ 창설과 ‘드론 축구장’ 조성 등 전국대회 유치와 포천시 드론클러스터 사업에도 일조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포천 영북고 드론과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포천 영북고 드론과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 학생들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노력

직업계고등학교에 가장 중요하게 요구되는 건 학생의 취업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의 적극적 지원은 필수다.

영북고는 2020학년도 경기도교육청 관할 109개 직업계고등학교 중 혁신학교를 운영하는 15곳 가운데 하나로 지정돼 ▶학생자치 ▶학교 민주주의 ▶수평적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먼저 포천시청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실시하는 ‘맞춤형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자격증(드론, 전기·전자계통, 한국어, 한국사, 전산, 무도 등) 취득과 체력 단련, 부사관 선발고사 준비반 등 학생들의 취업 역량을 제고시키는 취업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부사관과’의 경우 군대에서 체력인증제를 도입하자 발 빠르게 ‘국민체력100 체력인증’ 종목을 수업에 적용했다.

‘드론과’도 드론자격증 취득을 위한 필기와 실기수업을 병행하고, 전기·전자계통의 자격증 취득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도 준비 중이다.

영북고 졸업생들의 부사관 임관식.
영북고 졸업생들의 부사관 임관식.

이와 함께 ‘학생 중심·학생 주도’의 학교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서먹한 친구 간 대화를 이끌어 내는 ‘애플데이’와 기초체력 향상을 위한 ‘영북 스트롱(STRONG)’, 교내 환경 개선의 ‘CU(Clean-UP) 영북’, 공동체 속의 바른 인성을 갖추기 위한 ‘우수 영북인’ 등과 학교 축제인 ‘큰여울제’ 등 교내 프로그램들이 학생 주도로 기획돼 운영 중이다.

또 전교생이 편안하고 안락하게 생활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진 기숙사에서의 공동생활을 위해 학생회가 스스로 ‘기숙사 내 공동생활규칙’과 ‘급식 예절지도’ 등을 만들어 운영하는 등 공동체 의식 함양에 바탕을 둔 학생자치를 실현하고 있다.

영북고는 단지 취업률 또는 진학률 달성만을 목표로 한 잘못된 교육을 지양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학급별 텃밭 가꾸기’와 학생자율동아리가 중심이 된 ‘반려닭 키우기’, 교사와 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목공 체험’ 등 학생들이 자연 속에서 함께 어울리고 소통하며 나누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폭넓은 장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텃밭을 가꾸면서 노동의 보람과 수확의 기쁨을 느끼고 내면의 성장을 도모하며, 목공수업으로 얻은 화단을 지역사회에 기부해 협동과 나눔의 중요성을 아는 학생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선후배 교사 간 멘토링 활동을 통해 소통과 성장을 지향하는 학교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 활발한 산학협력

영북고는 학생들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교육과정과 연계할 수 있는 산학협력 업무협약 기관을 발굴하는 등 산업체와 상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학교 인근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군부대들과 함께 ‘부사관과’ 교육과정에 꼭 필요한 현장실습을 지원하고, 학생들의 인성교육과 멘토활동, 사단장 등 부대장과 현직 부사관 특강을 통해 예비 부사관으로 성장하는 학생들의 진로 활동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그래미와 한빛드론, 파인드론, 한국사업관리연구원 드론교육센터, 군 드론교육센터 등은 영북고와의 협력을 통해 ‘드론과’ 학생들의 교육과정을 지원하며 학생들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든든한 동업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영북고는 산학협력 기관과의 관계 증진을 위해 매년 2차례에 걸쳐 협력기관 관계자들과 업무협의회를 개최, 서로의 관심사를 논의하는 등 상호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 모색 및 보다 학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 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사진=<포천 영북고 제공>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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