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고 또 치워도 쓰레기가 줄기는커녕 오히려 더 쌓여만 갑니다."

스티로폼이 쌓여 눈 덮인 쓰레기 산을 방불케 하는 ‘안산시재활용선별센터’의 직원 A씨는 "이곳에서 일한 지 10년이 됐지만 이처럼 많은 쓰레기가 쌓인 광경은 처음"이라며 이마에 흘러내리는 땀을 연신 닦아내며 처리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안산도시공사가 한계치를 넘어선 재활용쓰레기 처리를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직원 총동원령을 내리는 등 총력 대응 체제에 나섰다. 

20일 도시공사에 따르면 스티로폼 반입량이 월평균 75t에서 지난달엔 102t으로 역대 최대 반입량을 기록하는 등 처리 능력을 훌쩍 뛰어넘자 지난 16일부터 이달 말까지 매일 부서별로 직원 20명씩을 빼내 재활용선별센터로 투입하는 고육책을 펴고 있다. 

안산재활용선별센터는 도시공사가 안산시로부터 시설을 위탁받아 2008년부터 운영하는 곳으로, 그동안 직원 60명이 하루 1시간씩 연장근무와 함께 토요일까지 매일 2교대 근무를 유지해 왔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역부족이란 판단이 서자 추가로 재활용쓰레기 선별인력 6명을 채용해 증원키로 하는 한편, 현업 부서 직원들까지 처리장에 투입하는 초강수를 빼 들었다.  

이 같은 긴급대응책은 이대로라면 쓰레기 수거 불능 사태를 피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안산재활용선별센터로 반입되는 재활용쓰레기량은 매년 평균 20%가량씩 급증해 오다 2019년에는 연간 처리용량 1만8천600t을 넘어 1만9천770t을 기록했다. 더욱이 올해는 매월 처리용량 1천550t을 넘어서는 반입량 증가 폭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연 2만t을 넘어 2만4천700여t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32.7%인 6천100t의 재활용쓰레기는 연내 처리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자 시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당장 올 하반기 추경예산에 3억3천만 원을 긴급 편성해 스티로폼 감용기와 EPR필름류 압축기 및 컨베이어를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재활용선별센터의 처리 용량을 증설하기 위해 시 예산에 설계용역비 2천200만 원을 반영해 쓰레기 대란의 근본 해결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하지만 재활용쓰레기 처리 용량을 늘리기까지 버틸 시간과 여력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게 문제다. 이 때문에 도시공사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스티로폼에서 이물질을 제거한 뒤 버려 줄 것을 호소하는 캠페인도 병행할 계획이다. 

양근서 안산도시공사 사장은 "생활의 편의를 추구할수록 그에 따르는 책임도 함께 생각하고 실천하는 ‘슬기로운 비대면 생활’이 절실한 때"라며 "쓰레기 대란이라는 곧 닥칠 재앙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쓰레기 분리배출에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안산=박성철 기자 ps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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