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을 쥐면 반대파의 거센 도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자리에서 끌어내리려는 세력이 반드시 있기 마련이고, 심하면 아예 목숨까지 빼앗으려 음모를 꾸미기 십상이다. 삼국지 무대에서 이런 현상은 그리 흔하지 않고 조조 진영에서만 거푸 일어나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황제를 끼고 호령하는 조조에게 친황파 무리가 도전했던 것이다. 유비와 손권 진영은 아직 천하를 넘볼 정도가 아니었으므로 일치단결하기 급급했던 이유도 있다. 조조를 독살하려는 의사 길평의 모반이 발각되고, 길평은 여러 중신들 앞에서 동조자를 자백하라는 심한 고문을 받는다. 그 자리에는 함께 모의한 동승, 왕자복 등이 있었는데 서로 얼굴을 엿보며 좌불안석, 마치 바늘방석에 앉아 있는 듯했다.

결국 동조자 모두 체포돼 죽음을 당했고, 조조는 이후에 궁정과 대신들에 대한 감시를 더욱 강화했다. 권력형 부패나 권좌를 노린 나름의 방책이 백일하에 드러나면 관련자 모두 어떤 심정일 것인지 자명하다. 다만 오늘날의 그들은 극구 부인하거나 심하면 엉뚱한 사람을 물고 늘어져 벗어나려 한다. 탄로 나서 감옥에 가기 전이라도 몸부림쳐 보는 것이다. 오늘의 반대파들은 예전에 비해 몹시 뻔뻔하고 가증스럽다고 보면 지나친 걸까.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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