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진로를 고민하며 다양한 미래를 그려 나간다. 이들이 적성과 잘 맞는 직업을 찾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어른들의 책무일 것이다. 그 과정 중에는 청소년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며 가치관 형성 및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기반을 다져 주는 공교육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이 같은 역할을 하기 위해 ‘경기꿈의학교’ 프로그램을 마을교육공동체와 함께 진행 중이다.

현재 경기꿈의학교는 ▶학생이 스스로 계획해 운영하는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 ▶마을교육공동체가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운영하는 ‘찾아가는 꿈의학교’ ▶도내 기업과 기관 등이 참여해 운영하는 ‘다함께 꿈의학교’ 등 3개 유형으로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는 청소년들이 직접 관심 있는 주제로 꿈의학교를 운영하는 형태로, 같은 관심사를 가진 학생들이 모여 직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성남지역 학생들이 운영 중인 ‘THK 꿈의학교’ 역시 청소년들이 만든 꿈의학교로,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활동으로 큰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힙합(Hiphop)’을 주제로 운영되고 있는 ‘THK 꿈의학교’의 모습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성남 금광청소년문화의집에서 연습 중인 아이들.
성남 금광청소년문화의집에서 연습 중인 아이들.

# 공통의 관심사로 뭉친 아이들

"꿈의학교에서 만나기 이전에는 몰랐던 사람들이 함께 정보를 교환하고 하나의 곡을 만들어 가는 과정 자체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합니다."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인 ‘THK(Teenage Hiphop Kings) 꿈의학교’를 개설하고 운영 중인 꿈짱(꿈의학교 운영자) 이상협(성남 성일중 3년)군은 꿈의학교 활동에 대한 소감을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 군은 "평소 힙합, 특히 랩 분야에 관심이 많아 지난해 교내 ‘랩 동아리(랩퍼부)’에 가입했는데, 노래를 만들거나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없는데다 전문성을 기르기 어려운 환경도 답답했다"며 "학교 밖에서 활동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던 중 기존의 꿈의학교를 찾아 보니 이와 관련된 주제로 진행하는 꿈의학교는 없어 같은 관심사를 가진 친구와 의기투합해 직접 랩을 주제로 한 꿈의학교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고 ‘THK 꿈의학교’를 개설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특히 또래 친구들과 함께 랩을 배우며 같이 즐기고 싶었다"며 "꿈의학교를 운영하며 만나게 된 팀원들끼리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주고 정보도 교환하면서 저마다의 실력이 향상되는 것이 느껴져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군의 설명처럼 직접 만나 본 ‘THK 꿈의학교’에 참여 중인 청소년들의 얼굴에서는 자신들의 꿈의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만족감이 드러나고 있었다.

현재 ‘THK 꿈의학교’에는 모두 9명의 청소년들이 참여 중이지만 학교와 학년은 모두 달랐다. 이들이 함께 모일 수 있었던 이유는 오직 ‘랩’이라는 공통의 관심사였다. 수년 전부터 힙합, 그 중에서도 랩을 주제로 한 여러 TV 오디션 프로그램이 방송되면서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지만 조금 더 자세히 배우고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바랐다고 입을 모았다.

이지웅(성남 성일고 2년)군은 "중학교 3학년 때 기계공학 계통의 꿈의학교 활동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협업하는 과정에 재미를 느껴 올해도 또 다른 관심사인 랩 분야의 꿈의학교를 찾던 중 ‘THK 꿈의학교’를 알게 됐다"며 "평소 친구들끼리 음악을 만들어 보곤 했는데 전문성이 없어 한계를 느끼던 중 추천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래 ‘THK 꿈의학교’는 모집 대상이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이었는데 너무 참여하고 싶어 꿈짱에게 직접 연락해 참여 의사를 밝힌 뒤 오디션을 통해 같이 활동할 수 있게 됐다"며 "올 한 해 자작곡을 만들고 공연을 하겠다는 목표를 위해 함께 의견을 나누고 만들어 가는 과정이 재밌어 꿈의학교 활동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신들의 관심사와 꿈을 위해 모인 배경의 영향인지 ‘THK 꿈의학교’ 청소년들은 힘든 기색 없이 최근 만들고 있는 자작곡을 연습하고 무대를 구성하면서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등 힘들 법한 연습 과정을 마음껏 즐기고 있었다.

성남 금광청소년문화의집에서 연습 중인 아이들.
성남 금광청소년문화의집에서 연습 중인 아이들.

# 스스로 꿈을 만들어 가는 아이들

"사람들은 내겐 너무 빨랐고 난 그들에 맞춰서 걸었을 뿐/ 뒤처지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한 길로 직진 go straight/ huh I’m gonna be a rapper 우린 Teenage Hiphop Kings Team 최고가 될 걸 high.", "When I be grab the mic 내가 매일 했던 말/ 고민 따위 할 시간 없고 읽지 머릿말/ 꿈을 가졌기에 더욱더 나아가려는 태도/ 때문에 지금 내가 여기에 온 건가 싶어."(이상협 군)

"자신감을 가지고 모든 걸 해 버려/ 사실상 옳고 그른 선택은 없지/ 자기 자신만 믿고 가면 원하는 걸 이룰 거고/ 내가 원하는 건 실수 많은 성공.", "저기 있는 내 꿈들을 따라갈 땐/ 언젠가는 이뤄질 거란 상상들을 해/ 끝끝내 목표들을 달성해도/ 내 태도는 변함없이 계속 running/ 맨털터리가 되기 전까지 악을 써서 해/ 너가 정말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do your best." (유은재 군)

위 가사들은 올 연말 공연을 앞두고 ‘THK 꿈의학교’ 청소년들이 작업 중인 자작곡의 일부다. 가사 속에서도 찾을 수 있듯이 ‘THK 꿈의학교’ 청소년들은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의 하나로 이들은 경기꿈의학교를 선택했다. 이들은 그 이유로 자신들의 꿈을 키워 가는 과정을 직접 계획하고 실현해 나갈 수 있는 점을 꼽았다.

‘THK 꿈의학교’의 또 다른 꿈짱 유은재(성남 성일중 3년)군은 "기존의 동아리와 달리 우리가 직접 예산과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자율적인 활동을 하면서 평소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며 "특히 학교에서의 동아리 활동은 방과 후 활동을 할 수 있는 등 일정이 경직돼 있어 시간을 맞추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또 "연습장소를 구하거나 부족한 실력을 채울 수 있는 방법도 찾기 어려웠는데, 꿈의학교는 주말을 이용해 활동을 하다 보니 시간적으로 참여하기 수월한 점이 있는데다 전문가의 도움도 받을 수 있는 등 큰 제한 없이 우리가 하고 싶은 활동을 할 수 있다"며 "당초 3월에 시작하려다가 코로나19 여파로 7월 시작된 뒤에도 직접 만나기보다는 온라인 화상채팅이나 메신저 등을 통해 연습하고 곡을 만들 수밖에 없는 환경이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모두 확실한 꿈이 있기에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성남 금광청소년문화의집에서 연습 중인 아이들.
성남 금광청소년문화의집에서 연습 중인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꿈을 만들어 가는 이들은 다른 친구의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돕는 모습도 보였다.

래퍼가 꿈이라는 김민수(성남 이매고 1년)군은 "초등학생 때 삼촌이 ‘다이나믹듀오’의 ‘이력서’라는 곡을 들려줘 처음 힙합 음악을 접한 뒤 중학생 때 음악을 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평소 음악을 만드는 것을 좋아해 작사와 작곡을 하고 있고, 대학 진로도 음악을 할 수 있는 분야로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꿈의활동을 통해 다른 친구들의 생각을 듣고, 각자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곡을 만드는 작업 과정 등이 매우 재밌다"며 "앞으로의 음악활동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수민(성남 덕이고 1년)군 역시 "힙합 음악이 좋고 랩을 하는 것이 좋아 실용음악학원을 다니면서 음악을 공부하고 있는데, 이와 별개로 또래 친구들과 함께 음악을 만들고 공연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실 처음에는 꿈의대학인 줄 착각해 ‘THK 꿈의학교’ 활동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그런 실수를 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미소를 보였다.

임 군은 "각자 자신의 실력을 평가받을 수도 있고, 연습을 하면서 서로에게 고칠 점 등을 피드백해 주거나 가사와 무대 구성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며 최고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으는 과정이 즐겁다"며 ‘THK 꿈의학교’ 활동을 자랑했다.

이상협 군은 "우리에게 ‘THK 꿈의학교’는 단순한 꿈의학교 활동이 아닌 각자의 꿈을 키워 나가는 과정이거나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시킬 수 있는 기회"라며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당초 계획했던 활동을 다하지 못한 점이 아쉬워 내년에도 올해 멤버들과 함께 다시 한 번 활동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사진=<THK 꿈의학교 제공>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