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1일 오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제일리 SLC물류센터에서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 기호일보 DB
지난 7월 21일 오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제일리 SLC물류센터에서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 기호일보 DB

5명이 숨지는 등 13명의 사상자를 낸 용인 SLC물류센터 화재를 수사한 경찰이 책임이 있는 물류센터 관리업체 관계자 7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용인동부경찰서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A씨 등 3명은 구속하고, B씨 등 4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사고 당일 오전 9시로 예정된 물탱크 청소를 위해 오전 7시께 상사인 A씨에게서 물을 빼고 물탱크를 비우라는 지시를 받고 이를 따르는 과정에서 물탱크 온열장치에 연결된 전기히터의 전원을 끄지 않아 화재를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다.

불이 시작된 물류센터 지하 4층의 냉동창고는 영하 25℃에서 30℃ 사이를 유지하는 시설로, 온열장치는 냉동창고의 각종 배관이 얼지 않도록 30℃ 정도의 따뜻한 물을 주기적으로 배관에 흘려보내는 역할을 한다.

B씨가 물을 빼면서 온열장치를 끄지 않아 빈 물탱크에 열이 계속 가해졌고, 결국 강화플라스틱 재질의 물탱크 겉면에 도포된 우레탄폼에 불이 붙어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불이 나도 화재감지기와 화재수신기, 소방설비로 이어지는 연동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지만 이 물류센터의 연동시스템은 물류센터 사용 승인일인 2018년 12월 28일부터 작동하지 않는 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불이 나면 화재감지기가 감지해 화재수신기로 신호를 보내고 화재수신기는 스프링클러와 방화셔터 등 소방설비를 작동시키도록 된 연동시스템을 물류센터 관리업체 측은 평소 오작동이 잦다는 이유로 정지시켜 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연동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점이 화재로 인한 피해가 커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물류센터 관리업체 등은 항상 화재감지기가 제대로 작동되도록 유지하고 이와 관련한 실질적인 소방점검이 이뤄질 수 있는 제도개선책을 검토해서 유관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21일 오전 8시 29분께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제일리 소재 지하 5층·지상 4층 규모 SLC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근로자 5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심언규 기자 sim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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