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다. 가을이 책 읽기에 좋은 시절이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독서를 권하는 말은 많다. "책을 읽는 데에는 비용 들지 않고, 책을 읽으면 이익 만 배나 되네.", "가을이라 장맛비 개이고, 새로이 시원한 기운 교외에 들어오니 등잔불 점점 가까이 하고 책 거뒀다폈다 할 만하네" 등등이 그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들도 나름대로 독서의 달 행사를 기획하고 책 읽기를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려면 읽을 만한 책이 구비돼 있어야 한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 하향 조치에 따라 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내 도서관들이 낡은 책을 방치하고 있어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보도에 따르면 도내 공공도서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하향 조정에 따라 운영을 재개한 뒤 입장 인원의 50%에 한해 열람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보유 중인 책들이 훼손된 상태로 제공돼 이용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너덜너덜하고 더럽게 오염되는 등 훼손된 책들이 너무 많다. 어른들이 이용하는 책뿐만 아니라 아동들이 보는 책의 훼손 상태가 더 심각해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라는 것이 한 이용자의 지적이다. 낡고 훼손된 책들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일선 지자체들은 "관련 규정이 없어 관리자가 육안으로 살펴 문제가 확인된 부분에 대해 투명 테이프와 실 등으로 보수가 이뤄지고 있다"며 "시민들이 도서관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다. 

경기도내에는 수원시 20곳, 용인시 17곳을 비롯해 모두 285개의 공공도서관이 운영 중이다. 도서관이 읽을 만한 양질의 도서를 구비함이 마땅하다. 여기에 예산이 뒤따라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도서관 외에도 공원과 등산로 쉼터 등에 일정한 공간을 마련하고 각종 책을 비치하고 있다. 동화책 등 어린이용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해지고 바래 선뜻 꺼내 보기가 꺼려지는 도서들이 많다. 이름뿐인 숲속 문고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좋은 책을 많이 갖춰  독서 인구를 늘리는 것이야말로 문화국가로 가는 지름길이다. 독서가 곧 국력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