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운구차량이 28일 오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빠져 나오고 있다. 화성=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28일 생전 글로벌 1위로 일궈 낸 메모리 반도체 분야 사업장에 마지막 출근한 뒤 가족 선영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이 회장을 태운 운구 행렬은 이날 오전 11시 55분께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의 가족 선영에 도착했다. 운구 차량과 유족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이 탑승한 승합차, 삼성의 주요 전·현직 임원들이 탄 승합차가 차례로 선영 주변에 멈춰 섰다.

도로에서 선영으로 향하는 이면도로 입구에는 삼성 관계자 4∼5명이 경광봉을 들고 운구 행렬 외 다른 차량의 출입을 통제했다.

이날 묘역에서 진행된 장례는 유족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가운데 약 1시간 남짓 절차에 따라 엄숙히 진행됐다.

이 회장은 장례 절차가 끝난 뒤 묘역에 안장돼 영면에 들어갔다. 이곳 선영에는 이 회장 증조부모의 묘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회장의 영결식은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1시간가량 비공개 가족장으로 진행됐다.

영결식 이후 이 회장이 생전 글로벌 1위로 일궈낸 메모리 반도체 분야 사업장에 도착해 20여 분 동안 임직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화성 사업장은 삼성전자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를 연구·생산하는 곳으로 2000년 준공됐다. 이 회장이 사재를 털어 일궜으며,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전인 2010년 반도체 16라인 기공식에 참석해 직접 삽을 뜬 적이 있을 정도로 애착을 보인 곳이다.

화성 사업장 H1 정문에 걸린 ‘회장님의 발자취를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이 회장을 가장 먼저 맞이했다. 이후 운구 차량은 사업장 내부 도로를 따라 이동하며 연구동 등 사업장 건물을 지나면서 도로 옆으로 임직원 100여 명이 각자 흰 국화 한 송이를 들고 나란히 서서 이 회장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이 회장은 지난 25일 새벽 4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향년 78세 일기로 별세했다.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5개월 만이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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